"저 대갈 확! 불 싸 질렀으면 좋겠다. 머리 꼬라지 저게 뭐야!
저걸 좋다고 저래 해 다닌다카이."
노랑머리를 하고 지나가는 남학생을 보고 슈퍼에 온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다.
"왜, 보기 좋은 데요. 뭘...... "
"뭐!! 그럼 새댁도 저래 가지고 시어마이 앞에 함 가봐라. 뭐라 카는지."
할머니의 그 말씀에 말문을 얼른 닫았지만 난 요사이 젊은애들이 부럽다.
내 나이 정말 10년만 되돌릴 수 있다면 노랑머릴 하고, 게임방엘가고,
펌프하러가고, 채팅한 애들이랑 번개를 했을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느낀 것이지만 점점 놀이에 대한 폭이 좁아진다는 것이다.
기껏 해야 저녁 먹고 노래방가는 것이 고작이다. 어쩌다 한번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지만 그것은 거의 일년에 한번쯤이다.
작년초 쯤에 나도 스트레스를 머리에다 푼적이 있긴 했다.
미용실엘 가면 이것 저것 주문하지 않고 미용사에게 맡겨 버리기 때문에
그날도 그냥 미용사가 하자는 데로 그래, 그래, 하고 대답을 했고, 파마를
끝마친 뒤 보니 조금은 생소했지만 그런데로 내 머리가 마음에 들어 집으로 왔었다.
남편이야 내가 뭘하든 네 좋은데로 하라는 스타일이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그 다음날 동네 아주머니들 하시는 말씀,
"채니 엄마 머리 폭탄 맞았나? 그게 무슨 머린데?"
하시는 것이었다. 아이둘 딸린 엄마치곤 내가 봐도 너무하긴 했다.
브릿지라든가? 그걸....... 머리의 반은 주황브릿치를 넣어 길게 빼고, 반은 파마를
해서 영락없는 폭탄머리 였다. 어떤이는 낮도깨비 같다고도 하였다.
그래도 내가 좋은 걸 어떡해.......
그런 머릴 하고서 세달은 버텼다. 누가 무슨 말을 하건간에.......
난 개성이라 했지만 남들은 주책이라고 했겠지.
하지만 나이 때문에, 신랑 눈치보여서, 라고 하고 싶은 것 참으면 영영 못하게 된다.
더 늙기전에, 더 용기 없어 지기전에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구분지어
해 보았으면 한다.
낮도깨비가 주책맞은 늙은이보다는 낫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