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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국가와 국민을 모욕하면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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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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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아까버라. 한심한 부자간아.


BY 나의복숭 2000-10-03

전철탈려고 역으로 나가는데 하얀 까운을 입은 아가씨가
날보고 헌혈을 하랜다.
하이구 그 좀 잘묵고 잘입은 사람한테 글케야지
못묵어서 빈티가 실실나는 내한테 헌혈이라니...
헌혈하고 픽 쓰러져서 다시 내가 수혈을 받아야할
상황이라면 내피 다시 줄낀가?
그라믄 뭐 헌혈 하나마나인데.

거절을 하려니 <꺼져가는 생명을 살립시다>란
프레카드 쳐다보기가 민구시럽다.
글치만 우짜남. 내부터 살아야지. 히히.
그러니까 우짜든동 울 남편이 돈을 많이 버리와야 고기도 사묵고
영양가 있는거 많이 사묵어서 피 철철흐르게 만들어
헌혈을 할낀데....어휴 어느 세월에....

군에간 아들놈 생각이 난다
얼팡한 지 엄마를 닮아서 얼팡 제곱인 이놈은
심심하면 헌혈을 했다.
남이보면 참 착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우선 헌혈 동기부터 불순하다.
헌혈하고 나면 주는 우유하고 빵에 눈이 어두워서
피를 뽑는 나쁜놈이다.

고1땐가 어느날 무지 더을때였는데 하교 하자마자
책가방속에서 뭘 꺼내드니
"어머니. 자요"
웃으면서 뭔 종이쪽지를 내밀길레 아이구 이쁜 내새끼
뭔 장학증서나 받았나싶어 얼른 보니 장학증서는 엿먹어라고
이름도 거창한 헌혈 증서였다.
내 안색이 싹 변할밖에....

"저 헌혈했어요"
꼭 무슨 개선장군같은 씩씩한 소리다.
쪼매 미안한 말이지만 다른 애들이 헌혈하는건 그리
착해보이고 대견시리 보이든데 내아들이 헌혈하니
왜 그리 아깝고 속이 상하든지....

"선생님이 하라고 했니?"
"아니요"
"그라믄?"
"헌혈하고 나면 우유하고 빵주거든요"
"뭐"
세상에이런놈 봤나.
"우유하고 빵이 탐나서 헌혈했다고?"
"예"
하이구 기가 차서 말이 안나왔다.
이놈은 집에서 우유 마시람 안마실려고 해서
내가 따라 댕기면서 믹이는 놈이다.
"빵. 우유가 묵고싶음 사묵어면 되잖아.
용돈 준거 다 뭐하니?"
"이건 공짜잖아요"
애구 이놈아. 나쁜놈. 애미 속도 모르고....
근데 공짜좋아 하는건 꼭 지애미 닮았네.
지 애미도 공짜람 양짓물도 굵은걸 골라묵는판이니..흑흑
그담부터 심심하면 헌혈을 했다. 나쁜놈.

근데 어느날
퇴근해온 울남편.
"오늘 내 존일했다"
"뭔데요?"
"헌혈했어"
"뭐시라고? 왜 했는데?"
"아가씨들이 붙잡고 사정을 하길레 해줬지"

아이구 이놈의 부자지간 좀 봐라
그 아비에 그아들 하는짓이라곤....
아들은 그렇타 치드라도 이 남자는 내가 우짜든동
힘쓰라고 존거 다 해 믹여놓았드니 쓸데는 안쓰고 뭐 헌혈?
내 입에서 욕이 안나옴 도희가 아니지.

"아니 싫컨 해믹여 놓았드니 헌혈하라고 그랬는줄 아나?"
남의 남편이 헌혈하다면야 칭찬해줄만하지만 막상
내남편이 했다니 아깝고 눈을 홀길밖에...
"헌혈 한번씩 해 주는거 몸에 좋아"
그래 잘났다.
"몸에 존거 좋아하시네. 대통령이 헌혈했다소리
들어봤어? 봤어?"
그래 이남자야. 인제부터 맨날 맹물하고 된장밖에 없다.
아이구 아까버라....
가족 이기주의라 캐도 할수없다. 그런 생각이 드는거
우짜겠노.
사실은 그런 생각이 들드라해도 남들 들어랍시고 우아하게
"그래 꺼져가는 생명을 살려야지. 잘했어. 존일했어"
요렇게말해야 교양이 팍팍 나는 엄마요 마누라겠지만
내사 교양하곤 원래 담쌓은 잉간이라 그리 말못했다.

걍 아들이 우유하고 빵에 눈이 어두워 헌혈하는거나
옆에서 아가씨 꼬드긴다고 헬렐레하며 하는 남편이나
둘다 구제불능이라고 눈을 홀꼈는데..

입장 바꾸어 생각해서 내 아들이 수혈이 필요한데 나같은
여자가 있담 모르긴하되 아마 쥑이고 싶을끼다.
애구 미안해여. 난 죄를 받아서 지옥가지 싶어요.
왜냐면 울남편 헌혈했다고 아들몰래 발을 꽉 밞으며
"그 피만해도 3일은 힘썼을끼다"
글카면서 낄낄거렸으니까...
애구 님들. 내 이기주의를 용서 하시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