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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문화센타 교육이란 거


BY 칵테일 2000-12-06


가을학기에 홈페이지강좌를 들으려 했었다.
그런데 이틀째에 신청했건만, 이미 신청은 끝나있었다.

참.... 기가 막힐 노릇이었지만, 그래도 내가슴을
쓸어내리며 인터넷 열기를 실감해야했다.

그래서 이번 겨울학기에는 아예 신청을 받는 날의
새벽부터 인터넷으로 신청한 결과, 그것도
아슬아슬하게 강좌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기존 반에서 승급한 수강생들이 많아서,
나처럼 중간에 들어갈 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쨋든 그런 우여곡절끝에 오늘 처음 그 강의를
들으러 백화점으로 향했는데......

수강생의 나이가 의외로 많아서 내가 더 놀랐다.

40대 이후는 족히 넘어보이는 중년부인(?)들이
어찌나 열심히 강의를 듣던지.

백화점 문화센타에서 하는 강의인데, 뭐 얼마나
알량하랴... 싶은 의구심이 찬물 끼얹은 듯
확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네째 손가락에 진주반지를 낀 거로 봐서는
기혼이지 않을까싶은, 젊은 강사의 열변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혹시나 추울까봐 너무 두둑하게 입고 나선 나는,
옷에 치여(?) 정말 덥고.. 무겁고...
나의 미련함에 스스로 한탄을 하다.

읽을 책 한 권, 거기서 받은 프린트물 몇 가지
둘둘 말다시피 해서 가방에 넣기는 했는데,
그것도 짐이라고 옷이랑해서 어찌나 무겁던지.

집으로 돌아오면서 혼자 낑낑소리내며 웃었다.

허. 참. 재미있는 일이로세.
누가 감히 "아줌마"를 무시해.
저렇게 나이를 잊고 열심히 사는 여자들 투성이
인데, 나도 아줌마지만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인생은 60부터라고 사람들이 자위하듯 말하지만,
이제보니 그 말이 정답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언제까지 살지는 모르겠으나,
어찌되었던 사는 날까지 그렇게 열심히 사는
것이야말로 정말 아름다운 삶 아닐까.

나도 열심히 살련다.
죽어 흙이 될 몸, 무엇엔들 미련 있으랴.
열심히 배우고 또 배우고...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고...
그렇게 살련다.
그것도 행복이려니.

첫날 하루 배우고 왔지만,
마음하나 가득 푸근함을 안고 돌아오다.


칵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