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출장을 갔다.
여수까지.
내일 온다고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침에 꼭 밥을 해서
먹고가게 할거라고 다짐했는데
왠걸
또 늦잠자서 미숫가루 한잔 타준게 다다.
미안했다. 아주 많이.
그래도 불평 한마디 않았다.
출장간다고 깨끗한 옷을 주었다.
아뿔사 근데 바지를 다려놓질 않았다.
모아서 한꺼번에 한다는게 깜박했다.
그래도 불평한마디 없다.
되려
여름에는 옷입고 조금만 있어도 주름이 가더라며
그냥 입고 나선다.
우리 신랑 속 한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미숫가루 먹자고 한것은 자기지만
솔직히 나도 엄청 좋았다.
갈수록 사람이 늘어지는것이
활력이 떨어진다고 해야 하나?
뭔가 하나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곳으로 오고나서 생긴 현상이다.
솔직히 급한게 없다.
누구, 다그치는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고,
오늘 안하면 내일하면 되니까...
도시에서는 꿈도 못 꿔본 일들이다.
뭔진 모르지만, 항상 쫓기듯이 살았다.
신경도 항상 곤두서 있고,
그때는 연애할때여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매일 정시에 출근하고, 같은 시간에 퇴근하고,
주말이면 하루는 친구 만나고,
하루는 애인(지금의 남편)만나고,
모든게 어떤 지시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듯이 그렇게 돌아갔다.
결혼 후 바로 이곳으로 왔다.
해방된 기분이었다.
물가가 좀 비싸고, 시장보기가 좀 어려웠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내집 배란다에서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시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너 한번 와보라고,
정말 좋다고 자랑했다.
근데, 지금은 조금 따분하다고 해야하나,
정글 한가운데 혼자 '똑'하고 떨어진 기분일때가 많다.
사람과 부대끼지 않아 좋은 점도 많지만,
외로운것도 많다.
이렇게 신랑이 출장이라도 가면
하루종일 한마디도 않을 때도 있다.
부산으로 가면 따라 갔을텐데...
우리신랑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전화라도 한통 해주지.
핸드폰을 가지고 가지 않았다.
둘다 별로 안친하다. 핸드폰이랑.
집에서 핸드폰이 안되다 보니 항상 꺼두고,
그러다 보니, 나갈때도 그냥 나간다.
이것도 여기와서 생긴 것중 하나다.
급하면 나중에라도 전화하겠지라는게 우리생각.
그게 부부사이에서도 적용된다는게 조금 문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