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옆 뒷 베란다 창문에
목련나무 가지가 뻗어있다.
2층이라서 공중에 떠있는것 같은데
창을 열면 잎새가 손에 닿을듯 가깝다.
그런데 방충망이 고정돼있어
잎을 만질수가 없다.
그저 바라만 볼수밖에...
설거지를 하다가도
마음이 심란할때도
한없이 외로울때도
창에 붙어서 시간 가는줄모르고
나무를, 잎새를, 바라본다.
넋놓고 그렇게 보고 있노라면
어느날은
무척 행복하기도하고
어느날은
무척 쓸쓸하기도 하고...
봄부터 겨울까지,
맑은날, 비온다음날, 바람부는날,
느낌이 다르다.
요즘은 창을 바라보는 횟수가
점점 늘어간다.
차분하게 50을 넘긴 나의 삶을,
26년의 결혼생활을,
뒤돌아보며....
그래도
나무를 보고있는 시간엔
행복하다.
그리고
나무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고마운지..
눈물이 날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