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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놈한테 폭탄선언을!!!!


BY 박 라일락 2002-11-19


아들놈한테 폭탄선언을!!!!

반갑지 않는 콧물감기가 살그머니 내 곁에 머물기 시작하면서 며칠째 입맛을 찾지 못하고... 차려 온 밥상이 그대로 들락날락 한다. 허기진 배를 채우지 못하니 기운이 없는 것은 당근이고 하루 종일 길게 앉아있는 시간이 허다하다. 즐기는 통신도 수술한 쪽의 어깨 쪽이 아파서 한참을 못하겠고.. 늘 상 보는 TV도 그렇고 그런 세상... 뭐 별로 재미있는 구석도 없고.. 책을 읽어도 머리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고 감기 증상인지 머리만 띵하다. 하는일 없이 백조신세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도 쉬운 일 아니라고 실감하는 요즘의 나의 생활이다.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과일이랑 먹을 것은 있긴 한데 입맛을 당기는 것은 하나도 없네. 갑자기... 포항 모 식당의 담백하고 따끈한 만두전골이 먹고 싶어진다. 그래 오늘 저녁은 만두전골로 입맛을 돋우어 봐..하고 포항 딸아이한테 폰을 때린다. “응 엄마. 내가 만두전골 사줄게. 그런데 오늘저녁은 곤란해. 꼭 지켜야 할 약속이 있거든.. 낼 포항 오시면 그보다 더 맛있는 걸로 멋지게 대접할게..“ “아서라. 내일은 싫다. 음식이란 먹고 싶을 때 먹어야지. 너는 빠져라. 3층 팀과 함께 가야지..“ 3층에 슬금슬금 올라가서 외출하려는 아들 내외에게 (아들놈은 포항수영장 가고 아들여자는 포항 병원에 다니기에..) “감기 땜인지 엄마 밥맛도 없고, 오늘 저녁은 따끈한 만두전골이 먹고 싶다. 포항 함께 가자꾸나. 현(아들 놈)이는 수영장 바로 가고, 너랑 병원 갔다가 만두전골로 저녁이나 먹고 오자“ 어미 말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 옆 사람만 뭐 먹고 지 놈만 굶었는지 잔뜩 찌푸린 얼굴로 아들놈 하는 소리 좀 들어 보소! “엄마. 차 한대는 더 구입해야겠어. C~~불편해서” “응 그래? 얼마짜리 계산하는데.. 활어차 구입하려고 넣고있는 적금이 1월에 끝나지 싶은데..“ 그런데 말이다... 아들놈 뭐 땜에 화가 났는지 짜증스러운 꼴불견 표정 아닌가.. 저희들 부부끼리 외출하려는데 이 어미가 불청객으로 끼어들려함인가..(내 생각이다) 은근슬쩍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니, 현이 너! 엄마가 만두전골 먹고 싶다고 한 것이 그리도 못 마땅하냐? 갑자기 차 얘기는 왜 나오고 화내는 이유는 뭐고? “ “......”아들놈 어물어물 입을 다물고.. “그래 내가 괜한 소리 너희들한테 했구나. 어찌 보니 내가 너희들한테 꼭 얹혀사는 꼴이 되었구나. 알았다 계단을 내려오는데 누구에게 맞았냐 싶이 눈물이 자꾸 난다. 그냥 그저 서러워서.. 타고 다니는 차뿐 아니라 황금을 얻을 수 있는 지금의 새벽 일터와 가게도 평생 어미의 노동덕택으로 일구어 놓았는데 어미가 잠시 쉬고 있다고 이런 대접을 받는가 싶은 자격지심에서.. 아들놈은 차에 시동을 걸고 지 놈의 여자가 통치마 붙잡고 통사정을 한다. “어머니, 괜히 나 땜에 화가 나서 랑..그런데요. 식사하러 포항 같이 가요“ “싫다! 지금 기분으로 뭘 먹으면 취할 것 같아. 너희들 끼리 다녀 와“ 3일전에 있었던 모자간의 사건이다. 이번 치료받고 온후에.. 그 지긋지긋하게 길었던 항암치료도 한번밖에 안 남았기에 아들놈 한테 폭탄선언을 했다. “치료 끝나고 일은 다시 시작하더라도 경제권은 지금처럼 너희들에게 넘겨주겠다. 너희들이 도시생활을 꿈꾸니 한 3년 열심히 일해서 기반 잡아서 독립하렴. 엄마는 가게를 별장처럼 생각하고 이 곳에 남아서 평생 살고 싶다“ 그 말 한마디에... 아들놈 밝은 모습에 넘 좋아하는 표정이 역역해 보이기에 부모자식간에도 역시 황금의 위력이 좋구나 싶었다. 모던 것(경제권)을 비우고 나니 날라 가는 새처럼 마음이 가벼운데.. 그 소리를 들은 잘 아는 형님은 나를 나무라신다. 경솔하게 너무 일찍 경제권을 넘겨버렸다고.. 글쎄다. 지금 취한 내 행동이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앞으로 아들놈의 태도에 그 정답이 나오겠지...


아들놈한테 폭탄선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