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네에 살면서 둘 다 각기 바빠,
차 한 잔 마시기도 쉽지않다.
내가 시간이 되면 친구가 없고.
난 동네에 아는 사람이 없는 반면 그 친구는
성당에 다니는 관계(?)상 친구가 좀 많은 편이다.
이래 저래 가을 나면서 한번도 산에 같이 가보지를 못했다.
아주 오래 전엔 그 집 딸내미와 우리
아들이 중학교 다니고 그럴 땐
일주일에 한 번쯤은 꼭 갔었는데.
나이가 드니 더더욱 바빠진게 이상할 일이다.
늦은 아침 밥을 먹으면서 혹 자신도 없었다.
그 시간에 친구가 집에 있는지 조차도.
"여보세요"
받는 친구 목소리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즉석에서 같이 가잔다.
밥도 먹고 커피도 각자 마시고 맨 손으로
가까운 산엘 갔다.
야트막하고 그냥 운동 코스로 적당한 산.
하늘이 그렇게 파랗고 깨끗할 수가.
어제 조금의 비를 뿌려주어서인지 참으로 좋고 상쾌한
공기였다.
내려다 본 우리가 사는 동네의 희쁘연한 매연이랑은
보지않기로 했다.
부지런히 산을 타고 칼국수 한 그릇을 먹곤 집에 오니
이렇게 기분이 좋다.
이제 사우나만 가면 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