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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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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39)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BY 남상순 2002-11-08

▨ 내 남은 인생에 이런 친구 있었으면 ▨

♠ 믿고 의논할 수 있는 든든한 선배
정말 살다보면 답답하고 선택의 기로에서 헤멜때가 있다.
그에게 의논하면 항상 냉철한 판단을 내려주는 친구가 있다면 좋겠다.
꼭 내편이 아니라 옳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과연 내가 그 옳은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인지
나의 역량의 한계까지 참고해서 권면해 주는 성숙한 친구가 있었으면...

♠ 무엇을 하자 해도 믿고 따라오는 후배
내말을 사전처럼 귀중히 여기고 인정해주는 후배가 있다면
그들앞에서 똑바로 내 인생길을 걷고 싶을 것이다.
그런 사랑스런 후배들은 내 인생의 거울이 될테니까
나를 멘토로 삼고 따라오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흐뭇하고 자랑스런 일인가
그들 앞에서 잘 살고 싶을 것이다.

♠ 나의 변신을 유혹하는 날라리 친구
색스럽고 나에게 삶의 의욕을 불어 넣어주며
무료한 일상에서 탈출시켜줄 기발한 친구가 필요하다.
타성에 젖어 신선한 삶의 활력소가 없다면 답답할 것 같다.
그의 날나리 근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은근히 그의 발랄함과 엉뚱함에 매료될만한 친구가 있으면 좋을 것이다.

♠ 함께 부담없이 여행하고 싶은 친구
언제 어디로 떠나도 쉽게 동행 해줄 멋진 여행친구가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것이 국내여행이던 외국 여행이던 "가자!" 하고 선동하면
맞장구를 쳐주고 나와의 여행을 행복해 하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여행은 정말 즐거운 여행일 것이다.
우린 정말 길동무가 필요한 것이다.

♠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애인
약간의 두근거림과 설레임 그리고 옷매무새와 헤어스타일을 신경쓸만한
친구를 갖는다는 일은 신기하고도 좋은 일이다.
나에게 삶의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일 것이다.
흉물스럽지 않으면서 산뜻하고 깔끔하고 매너좋은 애인
과연 내게 그런 애인이 있을만큼 매력이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해보자
그 자체가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가?

♠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인 친구
이유가 어떠하던 어떤 상황이던 무조건 내편인 친구가 그립다.
물론 뒤 돌아서서는 "네가 틀렸자나" 라고 말하거나 "아까는 네가 문제였어" 라고 할망정
무조건 내가 옳고 내말이 맞다고 내편을 들어줄 무대뽀로 나를 좋아하는 친구가 필요하다.
어차피 끼리끼리 사는 세상에 내게 힘을 실어주는 친구가 얼마나 든든한가?
옳고 그름을 떠나서 나와 동고동락하겠다는 의리는 얼마나 의지가 되는가?
이런 친구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일까?

♠ 언제라도 불러내어 찜질방 커피숍에 갈 수 있는 친구
항상 나오라면 오오케이! 돈이 한푼 없어도 걱정 없고 지가 내던지 내가 내던지
돈도 따질 필요가 없는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땀을 쫄쫄 흘리면서 수다를 떨 수 있는 긴장이 화악! 풀리는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심각한 이야기는 나눌 필요도 없다.
그냥 허허대고 먹고 마시고 헤어지면 그만이다.

♠ 추억을 많이 공유한 오래된 친구
언제만나도 수년전 그때를 이야기하며 감회에 젖을 친구가 필요하다.
추억을 달콤하고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고운정 미운정 다들어서 뱃속까지 들여다 보면서
아팠던 추억도 씹을수록 맛이 있는 법 추억을 공유한다는 것
함께 비밀을 간직한 친구! 생각만해도 멋진 벗이 아니겠는가.

♠ 연애 감정 안 생기는 속 깊은 이성친구
언제 만나도 동성인지 이성인지 의식이 안되는 편안한 친구가 그립다.
동성에게는 묘한 경쟁심이 작용하고 자존심이 작동해서 불편한 경우도 있다.
이성에게서 오히려 편안하고 단순해지는 맛이 있다.
그러나 요상하게도 이성기분이 안나고 마냥 동성보다 편한 친구가 있다면
꿈에도 어려운 일일까? 정말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동성에게서 느낄 수 없는 낭만적인 벗의 매력이 있을 것 같다.

♠ 몸이 아플때 연락할 의사 친구
몸이 괴로울때 언제라도 전화하면 "당장 나와라" 하고
여기저기 연락해서 병원을 알선하고 치료를 도와줄
의사친구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주치의 하나가 있다는게
늙어가는 내게 얼마나 귀한 일인가? 의료사고도 많고
종합병원에서 환자들 처우가 얼마나 거짓된 부분이 많은가?
속지 않고 의지되는 의사 친구 하나쯤은 좋은 자본이 아닌가?

♠ 문화실조를 면케 해주는 멋스런 친구
늙고 낡아질수록 삶에 찌들고 강팍해지고 건조해지기 쉽다.
인생의 연륜에 따르는 풍요로움과 여유를 얻기 위해
문화충족을 시켜줄 정보가 많고 다양한 쟝르에 도통한
괴팍한 예술인 친구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함께 하지 않아도 문화실조된 나랑은 상대도 않겠다고
무식해지는 나의 노후를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일깨워줄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 내 자식들을 칭찬해 주고 크게 기대해주는 친구
내가 먼저 죽더라도 내 자식들의 앞날을 인정해주고
"너의 엄마가 너를 어찌 생각했는데..." 하면서
이 엄마의 마음을 회상시켜 줄 명이 긴 오래오래 살
친구가 하나 있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처럼 버팀목으로
남아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그는 나보다 훨씬
오래오래 살아야 한다. 그리고 새록새록 나 없을때
나를 기억하며 나의 자녀들을 아껴주고 사랑해줄 친구가
있다면 오메...이건 행운일 것이다.

이상은 떠돌아다니는 인생에 12명의 친구가 필요하다는 글을
표절하여 내 마음대로 고쳐본 것입니다.
몇개의 제목은 같지만 거의 다릅니다.
그런데...
써 놓고 보니 모두 내가 친구를 이용해 먹겠다는 심뽀입니다.
이래서야 친구가 있겠습니까?
이용당할 마음이래야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이지...
암튼 꿈이라도 꿔 본 것을 나무라실렵니다.
누구에겐가 좋은 친구가 먼저 되는게 좋은 일이겠지요.
하다못해 찜질방 가고 싶을때 동행이라도 해줄 수 있는
만만한 친구가 되는것도 어디 쉬웁던가요?
모두모두 좋은 벗들 속에서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