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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82

오빠! 라는 낱말이 낯선 말 같다.


BY 수련 2002-11-02

아침에 빨래를 널고 있는데
오랜만에 오빠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정이라하지만 부모님이 안계시니
자주 가지질 않는다.

나도 남의 집 올케지만 '시'자붙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는걸 탐탁지 여기지 않는건
이 나라의 며느리들은 동변상련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추석일주일전에 아버지제사이고,
설날 열흘후에 엄마 제사라서 그때만 친정에 간다.
그러니까 일년에 두번 밖에 안가는셈이다.
물론 집안의 대소사때는 가끔 갈때도 있지만....

일이있어 올케언니와 통화할때면
집근처를 지나가면 들렀다가라는 말도
근성으로만 하는 소린줄 알기에 나도 알았다고만 한다.
오빠와 6살 터울이지만 아버지가 안계시니
막내인 나를 항상 감싸주던 오빠가 만만했고,
오빠도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인 나를 무척 이뻐했었다.

결혼을 하고나서 오빠에게 말을 우대하라던 엄마의 다짐에도
습관이 안되어 반은 높였다가 반은 낮추었다 했다.어느날,
저녁을 같이 먹다가 오빠에게 무슨말인가 했었는데
옆에 있던 올케가
"아가씨.오빠에게 이제부터 말을
놓지 마세요" 노골적으로 불쾌하다는 표를 냈는데
그때부터 올케의 눈치가 보여 차츰 오빠하고
사이도 뜨악해졌고, 오빠도 올케위주로 뭐든 하는것 같았다.

결혼후에 친정 아버지제사에 들러 몇달만에 만난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있는데 걸레를 들고
수시로 들락거리는 올케도 불편했지만
오빠의 말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 너는 집에 왔으면 언니일을 좀 거들지 왜
앉아서 노닥거리냐?" 올케들으라는듯이
큰소리로 말했다.결혼하고 엄마와 떨어져
지낸터라 엄마하고 할말이 너무 많았었고,하루밤만 자면
또 멀리 떠나야했는데...

엄마가 돌아가시고 남편 직장따라 친정 가까이로 이사를 왔지만
가끔씩 안부만 묻고는 제사때외는 잘 가지 않았다.

웬일인지 오늘 아침에 오빠가 밥을 먹다가
내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다면서
먼저 전화를 하면 안되냐며 시비조로
나올길래 맞은편엔 올케가 앉았을거고 오빠의
체면상 동생에게 탓을 하겠지싶어 처음에는 참았다.

그런데,친정 묘소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로 점점 언성이 높아지고,
처음에는 고분고분 하던 못된 내 성격도
짧은 한계에 부딪혀 끝내 참지 못하고 속사포로
오빠에게 다 풀어냈다.

솔직히 여자에게 말로 이기는 남자가 어디있겠냐 싶지만
올케들으란듯이 나에게 탓을 돌리는 오빠가 얄미워
반격할 여유도 안주고 나중에는 일방적으로 말을 하고는
끊어버렸다. 곧 다시 전화가 왔고,
오빠차례인냥 좀전에 못다한말을 다한다.

숨을 크게 쉬고나니 조금 나은것 같다.
다퉈봐야 그말이 그말이라,
거두절미하고 " 오빠, 언성을 높여서 미안합니다"
금방 꼬리를 내리고 잘못했다는데 뭐라할말이 없는지
"그래 나도 미안타,그럴려고 전화한게 아닌데..."

결론도 없이 오빠와의 통화가 끝났지만
좁은 내 속은 자꾸만 울화가 치민다.

어릴때 이웃머스마들이 나를 울리면 집까지 찾아가
혼내줬고,군대에서 휴가올때는 동생줄거라고
건빵을 품에 넣어왔던 오빠였는데.....

내 남편도 마찬가지일까.시누이에게도 어릴때는
다정한 오빠였던것 같은데 지금은 오빠에게 농담도
못걸겠단다.그러고보니,결혼을 하고나니 달라졌다는 소리를
얼핏 들은것도 같다.그렇다고 내편을 들어주는것도 아닌데.

그래, 내 입장만 생각지 말고 상대편의 입장에서도
나를 바라볼수있는 지혜의 눈을 가져야겠다.
컴이 있는 책상앞에 좋은 글이 항상 놓여있다.
하루에도 몇번이나 읽어보는 글인데도
왜 돌아서면 잊어먹을까.

향기로운말
이해인

매일 우리가 하는말은
향기로운 여운을 남기게 하소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사랑의 말을 하게하시고
남의 나쁜점보다는
좋은점을 먼저보는
긍정적인 말을 하게 하소서.

매일 정성껏 물을 주어
한포기의 난초를 가꾸듯
침묵과 기도의 샘에서
지혜의 맑은물로
우리의 말씨 가다듬게 하소서.

겸손의 그윽한 향기
그 안에 스며들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