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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뜰에서.....


BY 동해바다 2001-06-27


나의 작은 뜰에서.....


이른 아침 선선한 바람이 불어 가을인 냥 착각에 빠진다.
창문을 여니 바람은 이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 간다.

가뭄에 목말랐던 대지 위에 단비가 내렸고
온 삼라만상이 그 비로 새옷을 갈아 입은 듯 하다.
대지의 먼지와 때를 말끔히 씻기운
그 풋풋한 공간이 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창문 밖으로 내다 보이는 작은 화단에서
빠알간 방울토마토가 나를 오라 손짓한다.
어김없이 나는 벌써 내 허리만큼 자란
방울토마토의 친구가 되어 준다.

지난 봄 키작은 방울 토마토 모종 5개을
나의 작은 화단에 심어 주었다.

겨우내 추위에도 강하게 버티고 있었던
세 그루의 장미 옆에 나란히 그들과
벗삼아 자라게끔 해 주니 보기가 좋다.

멀쑥하게 키만 자라 보기 싫었던
장미 가지를 쳐주고 하루하루를 빠짐없이
관심을 기울여 주었다.

어느새 대롱대롱 매달려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고 숨어 있는 방울토마토,
그 열매가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행복
덩어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사이사이 삐집고 나오는 순들을 떼어 주면서
하루에도 몇번씩 내 손길을 느끼게
해 주어서 인지 여늬때 보다 더 많이
열린 듯 하다.

장미역시 노란 꽃잎들을 그득 안은 채
세 송이가 활짝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온실 꽃에 비교할 수 있으랴?
또 다른 활짝 핀 꽃잎에 맺혀 있는
아침이슬, 가만히 손 대어 본다.
또르르르.....
흙과 친구가 되고자 흘러 내린다.

콘크리트 바닥 위에 폭 50cm, 길이 2m 정도의
화단을 만들어 놓은 지 7년째,
해마다 다른 모종들을 키워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쭈그리고 앉아 자세히 이 작은 화단을
쳐다 보고 있노라면 괭이밥, 쇠비름, 달개비,
패랭이(이것은 내가 화분에 키우다 죽어가는
것을 화단에 옮겨 놓으니 되살아난 것임)등
들풀들이 어디에서 날아 와 자리를
잡았는 지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있다.

나는 그 사이에서 연보랏빛의 자그마한
들꽃을 하나 발견했다.
자세히 둘러 보니 4개 정도가 이곳저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것들을 모아 옆에 있는 여분의 화분에다
옮겨 주었다.
그럴듯한 화분이 되었다.

이름모를 그 들꽃.....
갓 낳은 아기의 살결을 만지는 듯
조심스럽고 향내는 나지 않았지만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꽃이었다.

모두다 저마다의 이름이 있을텐데
남들의 눈에 뜨이지 않는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스스로 지고 마는
들꽃들.....
키우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모두 제자리가 있는 듯...
어쩌다 날아와 나의 화단에 자리잡고 있는
이 작은 화단에
남들의 발에 밟혀져 죽었을 지도 모를
이 이름모를 들풀, 들꽃들에게
나의 사랑을 듬뿍 주고 싶다.

여름을 향하여 내달음치는 계절이다.
나의 이 작은 뜰에 사랑을 머금고 사는
사랑스런 생명들이 있다는 것에
작은 행복감에 취해 본다.


나의 작은 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