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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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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나라(1)


BY 솔로몬 2002-11-02

강물이 도도히 흐르는 언덕에 참새들의 마을이 있다.

오랜 세월 이 땅에서 저희들 끼리 천연의 자원을 마음껏 누리며 어려움없이 살았다.

세월은 흘러 강산이 그 모양을 서너번 바꿀즈음 참새마을엔 많은 이방새들이 몰려들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이젠 참새마을도 여러종류의 새들이 함께 공존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참새들의 텃새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고도 남아 왠만한 새들은 견디지 못하고 다른 마을로 이사를 가는일이 허다하였다.

가끔은 같은 참새에게 사상이 틀리다는 이유로 공격을 하여 지식있는 참새들은 이 마을을 버리고 대 도시로 떠났다.

어느해 늦은 봄..

이 요지경 참새마을에 백조 부부가 두 아이를 데리고 이사를 왔다.

도시의 탁한 공기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기가 싫어서 물 맑고 공기좋다고 소문이 난 참새마을로 오게 된 것이다.

몇일이 흘렀다.

유치원에 다녀온 첫째 백돌이의 얼굴에 할퀸 자욱이 선명하게 보였다.

"아니? 백돌아~ 어쩌다가 이랬어.. 응?"

"엄마~~ 친구들이 저 보고 얼굴도 희고 말도 여자같이 한다고 가만히 앉아 있는데 오며가며 툭툭치고, 어떤 여자애가 재수없다며 얼굴을 할퀴었어요.."

엄마백조는 아이의 말을 듣고 선생님께 전화를했다.

"선생님, 백돌이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나봐요, 오늘은 여자친구에게 얼굴이 할퀴어서 왔네요....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주의좀 주세요."

"하이고~ 백돌이엄마~ 첫 아라서 잘 모르는갑따. 아 들은 다 그랍니다. 그카다가 친해지고 그라지 그게 뭐 큰 문제라고 그랍니까?
호호호~
백돌엄마가 정 걱정이 된다카면 내, 아 들한테 좀 머라꼬 할끼니까
걱정마이소."

전화를 끊은 엄마백조는 개운한 기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의를 준다며 끝을 맺을 선생님의 말씀을 새기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이 마을에서 그래도 엄마백조는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백조 가족보다 1년 먼저 이사온 두루미 가족이었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그들은 참새들의 심한 텃새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세월을 넘고 있었다.

1년후...

"엄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차 조심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

"네!"

엄마 백조는 씩씩하게 대답을 하고 대문 밖으로 쪼르르 달려 나가는 백돌이를 배웅하고 한숨을 쉬며 집안으로 들어섰다.

학교에 입학하고 두 달 남짓 되었는데 백돌이의 말을 들으면 매번 속이 상한다.

그래도 어떤것이 좋은 해결 방법인지 알 수가 없어서 엄마백조는 골치를 앓고 있다.

몇일 전 아이가 학교에 다녀와서는 "엄마, 선생님이 그러는데 엄마가 자꾸 전화해서 머리가 아프대요." 하는 것이다.

아이가 알림장에 적어 온 내용이 앞,뒤가 연결되지 않아 몇번 전화를 했었는데....

그리고..

"엄마, 오늘은 친구가 연필을 자꾸 던져서 던지지 말라고 했는데 선생님이 나만 혼냈어요."

"엄마, 떠들었다고 선생님이 주먹로 머리를 때렸는데 별이 보였어요.
눈도 뜨고 있었는데 캄캄해 지더니 반짝반짝 하잖아요.디게 아팠는데.. 신기하죠?"

그러며 씨익 웃는 백돌이의 모습을 보며 엄마 백조는 더이상 이러고 있으면 안되겠다는 마음에 선생님께 전화를 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백돌이 엄마입니다."

"뭐라꼬? 누구라고요?"

"백돌이 엄마라구요."

"아~ 근데 와요?"

"백돌이가 요즘 학교생활을 잘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친두들과 사이는 어떤지 궁금해서요, 유치원땐 친구들에게 조금 다르게 생겼다고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거든요.."

"백돌이 엄마는 걱정도 참 많네예~ 백돌이는 아주 골치가 아픕니데이
우리반에서 제일 시끄럽고 말 않듣고, 장난치고 그랍니다. 그란데 무슨 괴롭힘을 당합니꺼? 고마 하실말씀 없으시면 끊습니데이~"

"아, 네.. 네.."

'달칵!'

'뚜뚜뚜뚜.....'

엄마 백조는 수화기를 든 채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