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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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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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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비디오 틀어주는데 없나?


BY 저녁노을 2002-10-21


야한비디오 틀어주는데 없나?

      나의 신혼일기 그때 내 나이 33살, 남편 나이 34살 첫 선을 보는 날 늦은 시간 조명등 아래 바라 처음 본 모습 이빨은 뽀얗게 빛나고 눈은 반짝반짝 식구들 굶기지는 않겠다 싶은 생각에 혼자서 지낸 그 많은 세월 덮석 접기로 하였지요. 많이도 늦은 결혼을 하면서 우린 만나고 15일만에 식을 올렸답니다. "시집 못 갈 줄 알았는데 그래도 배필이 있었네" "우와! 드디어 노처녀 시집가네.." "우인들이나 있나?" 하며 놀려대는 바람에 예쁜 눈, 새우 눈으로 흘겨 대는 신부 되었답니다. 신혼 여행지를 정할 때 신랑은 "나 제주도 많이 가 보았다." "그럼 어디로 가자고요?" "경주로 가자" "알았어요"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떠나는데 신랑친구들이 대구 사람들이라 동행을 하게 되었답니다. 전 둘만의 시간을 가졌음 하는 마음 간절했건만 친구들과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저녁도 먹고,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가고 새벽녘까지 함께 있다 겨우 호텔 방으로 들어갔죠. 첫날밤은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도 없지만(ㅋㅋ) 이튿날 낮에는 그래도 보문단지, 불국사 등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였는데 저녁이 되니 하나둘씩 몰려드는 친구들로 '오늘 또 시달려야 하나?' 걱정만 앞서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또 첫날과 같은 코스로 돌더니 새벽은 아니지만 늦은 밤 같이 놀던 친구가 "야! 임마. 이젠 자러 가야지" "허허 그래 자야지." "늦게 가니 깨가 쏟아지지? 별천지지?" "몰라 임마. 여기 어디 물 좋은 비디오 틀어 주는데 없나?" "무슨 소리고?" "있잖아...모른 척 하긴.." "허허 야단났네. 수도꼭지 틀렸구먼" 그렇게 찾아 간 곳이 여관이었던가? 멀쩡히 예약해 둔 호텔 박차고 나가 겨우 비디오나 보자고 하니 "엉엉.." 난 그냥 울고 말았지요. 세상에 그런 비디오는 처음 보는 것이었고 이런 남편을 어떻게 믿고 평생을 살아가나 생각하니 마냥 눈물 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와. 와카노?" "몰라요. 흑흑!~" "우짜노. 실망했나? 그냥 심심하니 그래봤지 알았다. 인제 안 그럴께. 화 풀어라"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왔는지 기억은 없지만 3박 4일을 하기로 하고 떠났던 신혼여행길 2박 3일로 그냥 친정으로 와 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결혼 10년째 딸(9살), 아들(8살) 남매 낳아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당신 신혼여행 기억나요?" 그러면서 한번씩 놀리면 "몰라. 생각 안나"하면서 대충 넘겨 버린다. 이젠 웃을 수 있는 나의 신혼일기 생각만 해도 입가에 미소 번진답니다. =은은한 풍경소리를 들어보세요=

      야한비디오 틀어주는데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