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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사전 동의 없이 식기세척기를 구입하여 분노한 남편 사건을 보며 이 부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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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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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 단상


BY 이미숙 2000-09-04

투박하고 금이 여러군데 가서 보잘 것 없는 뚝배기 하나를 말 없이 한참 들여다 보았다.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가 우리 곁을 떠난지도 네달이 다 되어간다. 엄마가 떠난 빈 자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큰것 같다.얼마 전 홀로 지내시는 아버지께 갔었다. 전에 대강 치우긴 했지만 몇십년을 엄마의 손길을 거쳐온 살림살이들은 며칠에 치울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 네자매들의 학창시절 수예품이며 갖가지 단추, 실, 바늘 그리고 도시락 등 우리들이 한 것이면 뭐든지 소중하게 여기고 보듬었을 엄마의 손길이 느껴져서 콧등이 시큰해졌다.물건들을 정리하다가 투박하게 생긴 뚝배기를 발견했다. 여러군데 금이 가서 쓸 수도 없지만 많은 세월동안 우리 가족의 밥상 위에서 때로는 된장찌개를 보글보글 끓이고 있었을 것이고,때로는 얼큰한 김치찌개에 들어 있는 두부를 서로 건져 먹으려는 우리들의 정다운 토닥임도 지켜 보았을 것이다. 아버지,엄마 그리고 우리 네자매와 세월을 함께 보낸 뚝배기를 버릴 수가 없어서 우리 집으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