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지에서 오며가며
살갑게 살던 동창이
신랑 발령지 따라 서울살이를 한 지 8년...
올 봄에 다시 내가 살던 곳으로
승진해서 내려왔다.
둘 다 대학을 다니는 남매 때문에 본 살림은 서울에 있다.
원룸을 얻어 신랑만 내려보내고
친구는 두 곳을 오락가락하며
양집 살림을 산다.
반찬과 빨랫거리를 위해 내려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전화가 온다.
처음엔 우리집에 들려서 한나절...
지난 번엔 함께 선배집에 들려 두 끼를 먹어준다고 밤 10시...
오늘은 그 원룸에서
밀린 친구들 소식이랑 수다로 또 밤 10시...
단절된 세월이 8년이나 되었건만
실꾸리처럼 술술 풀어내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끝이 없다.
아, 묵은 포도주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