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님들의 글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자리를 찾는 강희님!
여자가, 특히나 아줌마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너무나 뻔해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지요.
게다가 건강까지 받쳐주지 않으니.
빨리 일자리 얻으시고
마음 속 남은 슬픔, 아픔, 미련...
툭툭 털어버리시길,
그리고 더 씩씩하게, 당당하게,
행복하게 사시길 빌어봅니다.
화가 날 때는 깨를 볶는다는 다정님!
저도 그럼 지금 깨 볶아야 하는데...
울 신랑이 저녁에 제 속을 좀 볶았거든요.
근데 전
열딱지 나는데 더운 불 앞에서 깨 볶으면
더 더울 것 같아요.
전 성질머리가 더러워서? 그런지
뭔가 화끈한 걸로 풀고 싶던데...
물건 같은 거 집어던지면 좀 시원할라나?
그치만 애들이 있어서 참습니다.
오늘 울 아들이 그러네요.
"아빠가 엄마한테 조금만 더 잘 했으면 좋겠다"고.
울 신랑, 그리 못 하는 것도 아닌데
제가 애 듣는 데서
너무 투덜거렸나 봐요.
저도 사과나무님처럼
반성해야겟어요.
행우니님의 글 역시 제게 생각거리를 던져주네요.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엄마일까?
아이들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아니 존중받아야 할 하나의 인격체인데...
단지 나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화풀이의 대상이 되거나
일방적인 부모의 뜻을 거슬러서는 안 되는
종속적인 존재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이실직고하자면
가끔, 아니 자주
그렇게 되고 있는 게 사실이죠.
아이들의 행동과 생각에는
다 그 나름대로의 까닭과 배경이 있는 것을,
그런데도 어른의 잣대로 판단하고 야단치고
때로는 매를 들고...
남편도, 나도,
가끔은 자신의 감정으로
아이를 혼낼 때가 있습니다.
제가 그럴 때는 주로 남편에 대한 시위용인데
남편이 그럴 때는 어찌나 화가 나던지...
그럴 경우 남편은 제게 아무 소리 안 하는데
남편이 그러면 전 그냥 못 넘어가거든요.
보통은 나중에 조용히 남편에게 이야기 하지만
가끔은 그 자리에서 큰 소리 내며
아이를 빼내오기도 하지요.
모르겠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늘 생각하고 반성하면서 노력할 밖에요.
열심히 사시는 호수님을 뵈면서는
제 게으름과 이기심을 돌아보게 되지요.
저의 무디어진 감성과 일상을
되돌아보게 해 주는 곳,
그래서 이 곳을 찾게 되나 봅니다.
지금 눈병이 걸려서
뻘겋게 충혈되고 부은 눈으로,
자꾸만 흐려지는 눈을 부릅뜨면서
이 글을 씁니다.
참, 저도 못 말립니다.
요즘 결막염이 유행이라네요.
제가 또 유행에는 민감하지요.
한 유행합니다요.
님들은 유행 좋아하지 마세요.
저처럼 토끼눈 됩니다.
좀 전에 디지털카메라를 만지다가
그냥 한 번 찍어봤지요.
팔을 멀리 뻗어서
제가 제 얼굴을 찍어서 봤더니...
글쎄.......
꿈에 나올까 겁나더군요.
얼른 삭제했지요.ㅎㅎ
외출하고 나서는 손 잘 씻으시고
눈 비비지 마세요.
식염수 있으면 그걸로 눈 씻어 주는 것도 좋다고 하네요.
이거 디~게 괴롭습니다.
빨갛다 못해 뻘겋게 되고
퉁퉁 붓고 아프기까지 하네요.
옮기는 것도 금방이에요.
저흰 큰 아들이 얻어와서는
사이좋게 저랑 막내랑 나누었답니다.
어찌나 의리있는 가족인지... 쩝!
사랑하는 여러님들!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참!
라일락님이 이 글 보실 지 모르겠네요.
저 어제 영덕갔다 왔어요.
랄락님 생각했지요.
그 횟집 찾아가 보고 싶었지만
일행도 있고 랄락님이 계신 지도 모르겠고...
결정적인 건
랄락님이 절 모르실까 봐...
"저 에세이방에 단샘인데요..."
"예? 누구요? 그게 누군데요?"
하면 챙피시러울까봐...
생각만 하고, 뵙고싶은 맘 접은 채 돌아왔습니다.
건강은 좀 어떠신지...
서울 생활이 많이 적적하진 않으신지...
이제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오셨는지...
요즘 소식이 없으셔서 궁금하군요.
빨래 쾌차하시길 빕니다.
씰데없는 이야기가 너무 길었나요?
에세이도 아니지만
편안하게 받아주실 분들이라 믿기에
두서없이 주절거렸습니다.
이젠 저도 자러가야겠어요.
토끼눈을 좀 쉬게해야지요.
-- 토끼눈 단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