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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사랑...(8)


BY 서툰사랑 2002-08-20

한낮의 태양은 아직도 오만하기 그지없다.
약간의 현기증을 느끼며 나는 힘겹게 발걸음을 떼고 있었다.
차를 가지고 나오지 않은것이 벌써 후회 되기 시작했다.

차창밖으로 비쳐지던 것들과는 사뭇 다르게 보여지고 있었다.
모두가 건강한 몸짓으로 거리를 활보하였고,
길가에서 키자랑을 하고 있는 가로수도 더없이 싱그러워 보였는데...

시원한 음료수라도 마시기위해
가까운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다못해 소름이 돋았다.
뱃속의 시원함에도 빨리 젖고 싶은 마음에 음료수 캔 꼭지를 급하게 땄다.
음료수 한캔을 느긋하게 마시면서...눈은 편의점안에 물건들을 하나씩 훑고 있었다.
제 주인을 만나지못해 한쪽 귀퉁이가 말려올라간 잡지도 보였다.
왠지 다른쪽의 나를 보는것 같아 서글퍼졌다.
캔이 비워질때쯤 내 몸도 보송보송 말라가고 있었다.

걷기가 좀 수월해졌다.
등에 메고있는 백팩두 가벼워진듯 했다.
눈에 광알러지가 있는 나는 선그라스를 끼지 않으면
눈이 시금거리고 눈물이 계속 흐른다.
햇빛의 오만함에 반항을 하듯이 선그라스를 꺼내썼다.
보여지는 사물에 한꺼풀을 씌운듯하니 기분도 나아지는듯 했다.
조금은 가뿐하게 거리를 걷고 있었다.
힘들어서 보이지 않던 나무들의 잔잔한 흔들림도 보이고,
하얀 양산을 받혀쓴 예쁜 모녀도 보이고,
다정스레 속살거리며 지나는 젊은 커플도 보였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불고 있는 바람의 서늘함에 기분이 서서히 좋아지고 있었다.

하늘을 보고 싶었다.
외로울때나 슬플때는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지만,
행복하거나 기쁠때는 하늘을 쳐다보지 않았던 내 무심함이 생각났다.
그래도,하늘은...
언제나 나에게 자신의 넓은 마음을 내주곤 했다.

언제나 그랬다.
나에게 그 사람은 항상 그 무언가가 되주곤 했다.
한 마디의 불평도...
한 마디의 원망도...
그저 하는 말이라곤...날 사랑한다...는 말뿐

아직도 내 마음 한구석에
절절한 그리움으로 자리하고 있는 그가
오늘은...
너무나 그.립.다.

길을 걸으면서
나는 애꿎은 하늘만
계속 올려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