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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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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73 ( 철없는 부부 )


BY 올리비아 2002-08-19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어렵게 이곳에 여행을 온줄

하늘도 알았는지 비는 밤에만 
내렸고 낮에는 내리지 않았다.

오빠네 가족과 우리가족..
랜트한 두대의 자동차가
제주도 해안도로로 가고 있던 중..

KBS 월화 드라마.. 러빙유..
촬영팀들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어!! 탤런트 박용하다~~"

아이들의 외침에 잠시 차를 세우고 보니 
도로에서 자동차 신을 찍고 있었다.

그렇게 우린 그들을 스치듯 지나가며 
다시 여행지 이곳 저곳을 부지런히 찾아 다녔다..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두워진 밤.. 
한적한 수월봉에 잠시 들러 바다위에 
떠있는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을 바라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돌아 나오는데..

아니..또..

낮에 보던 러빙유 촬영팀들이 그곳 아래 
바닷가에서 촬영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아이들은 좋아라하며 구경가자고 난리..

그래서 우리는 다시 주차를 하고 
야간촬영하고 있는 곳으로 내려가 보니..

스탭들 눈부신 조명등 아래 모여 있었고
탤런트 박용하는 바위에서 대본을 보고 있었다.

그리곤 우연히 ..
옆자동차 안에 불이 켜져서 바라보니..

차 안에서 열쉼히 화장을 하고 있는 
가수SES 유진..이 보이는게 아닌가..

소심한 울 애들.. 놀란 눈으로 
차안을 멀찌감치서 쳐다보며..

작은 목소리로.
이쁘다..별로다..키가 작다...등등..
그렇게 조용히 소근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나타나서는.. 
자동차문을 떡 가리며.. 바라보지 말랜다.

오머머머~ 참나..치사스러버라..
저 남자 지금 뭐하는 짓이야~ 
누가 뭐..달려드나? 증말 웃겨..

유진을 보던 사람들이 떼지어 있었다면 
내 이해라도 하지..참내 것도 아니다.. 
달랑 우리집 애들 뿐이었었다.

마치 어린애가 눈깔사탕 감추듯 
유진얼굴 보지말라고 하는 저 유치한 자태좀 봐..

하도 어이가 없어서 난 잠시 
그 남자를 티꺼운 눈으로 쳐다보며..

"그런 당신은..내 얼굴 왜 보는데?~"

이..렇..게.. 말..해..주고..싶었다..ㅡ_ㅡ;
(어흑~ 무명의 설움이여...)

누군 자기얼굴 보여주고 싶어서 보여주나?
나도 말이지~ 거..가리고 살고 싶은 사람이야~ (뱃살~ 쩝)

팬 관리 그렇게하면 안돼지..

야심한 시간이라 구경하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도 않았다.
우리말고 열명이나 될까 말까..

사람도 없었고 조용하게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야박시럽게 나온 그 남자가 은근히 얄미웠다.

우리가 무신 극성팬이나 스토커라도 되남? 
차 유리문을 막고 서있게..

좀전엔 쳐다보지도 말라고 하더니 
이제는 사진도 찍지 말랜다.

후레쉬가 터지면 집중을 못한다나 어쩐대나..
소형카메라 후레쉬가 폭죽이라도 되는갑다. 
(그리고 누가 찍는데?....칫~ ㅡ.-)

왠지 기분 언찮아진 난 그 남자 들으라고 
일부러 조카들에게 디따 큰소리로 물었다.

"야~ 지현아~~ 러빙유가 모~하는 드라마냐??"
"허걱..고..오...모..."*.*

푸히히히..(우리집 식구들 고소하듯 웃는다)

그리고 사실 우리집 식구들은 러빙유를 잘 모른다.
우린 같은 시간대에 하는 타방송의 야인시대를 본다.

조카들은 그 반대로 러빙유를 보고 있었기에..
유진이가 해녀고..어쩌고 저쩌고..@#$@..

그러던중 바닷가에 박용하하고 유진이 앉아서 
얘기하는 장면을 오래도록 찍고 또 찍는다.

지루한 모습에 질린 우리집 식구들..오빠네로 다가가..

"지현아~~~그만 가자~~~"
"고모~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사인받고 가자~~"

"야~ 얼굴도 못보게 하는데 무신 사인을 해주겠니..참내.."
"사진이라도 같이 한장 찍었으면 좋겠당.."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니 점점 지겨워지는데
오빠네 식구들은 끔쩍도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에고...
드라마 내용도 하나도 모르겠고..
점점 지루해진 우리집 식구덜 
오빠네 식구에게로 다가가...

"에이~~가자~~~~지겹당~~~~"
"음..조금만 더 있어보자~~~~"

아띠..성질급한 나..
촬영팀중 한명에게 슬며시 다가가..

"아저쒸~ 촬영 언제 끝나나여??"
"아마 12시 넘어야 끝날거 같은데여.."

중고딩인 조카와 울애들이..
사인 한장이라도, 기념사진 한장이라도 
찍고 싶어하기에 혹시나 싶어 다시 한번 물었다.

"그럼 멀리서 사진 한장 찍는것도 안될까여?"
"안돼여..유진이는 예민하고 어쩌구..저쩌구..초상권이 
어쩌구..저쩌구.."

(에라이~~@#$!@#..무신 쥐뿔 초상권이냠마..)
우리가 무슨 몰카를 찍는것도 아니고 공식적인
촬영장소에서 사진 한장 찍겠다는데 무신 얼어죽을 초상권...

그리고 이밤에 멀리서 사진 한장 찍어봤자 사실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르는데 거 디게 까다롭게 나오넹...ㅡ.ㅡ

"옵빠~~이거 12시 넘어 끝난데에~~"
"야 원래 말은 그렇게 하는거야~~"

"아띠..쟤네들 디따 치사하다
사진찍으면 뭐 초상권이 어쩌구 그러는거 있지?"

내말을 전해 들은 남편..

"야~~가자 가~~~"(치사하다는듯..)ㅡ.-

"구래..언니~우리 먼저 갈테니 구경하고 와~"
"알써..그럼 먼저 가있어 곧 갈께"

그러며 흥미를 잃은 우리집 식구들만 
먼저 그곳을 걸어 나오는데 갑자기 남푠이  
디따 큰 목소리로.. 이렇게 외치는게 아닌가..

'야!인!시!대!"

(헉...푸하하..)
남푠은 러빙유의 경쟁드라마인 
야인시대를 그렇게 외쳤다.

눈치빠른 나도 대답하듯 외쳤다.

"에쑤! 비! 에쑤!!"

남푠은 마치 끝말잇기라도 하듯 또 외친다.

"김!두!한!"

나도 맞받아 외쳤다.

"화!이!팅!!"

후다닥@@@@@@@@

갑자기 함께 걷던 큰딸들이 
뒤도 안보고 냅다 튄다..ㅋㅋ

챙피하다나~ 뭐라나?^^

"엄마는 그 사람들 들으면 어쩔려고 구래~"
"야~ 일부러 들으라고 말한거얌마~~^^"

"푸하하하.."

그렇게 잠시동안 촬영팀들에게 
억눌렸던? 자존심들을 회복한듯 

철없는 우리부부..
그렇게 속시원하게  웃으며.. 

그 곳을 유유히.. 빠져나오고 있었다.

드라마나 연예인들의 인기는 
바로 팬들의 관심에서 비롯된다는걸 
잊으면.. 안돼지이.. 

한때 잠시 바람같이 머물다가는 인기에 
고로코롬 방자하게 굴면...안되는겨..흠..

ㅎㅎㅎ
어쨌든 그날의 밤바람은..
어찌나 고소....아니.. 시원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