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액상형 전자담배를 담배로 규정해 세금과 규제를 받게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53

가는세월 막을순 없고~~~~


BY 조약돌 2002-08-19

"아이, 사진사 아저씨가 웃으라고 자꾸하길래 웃었더니만

눈이 더 쳐저 보이네,쌍꺼풀 수술이라도 해야지 않되겠다 그치?"

하는내말에 "괜찮어~ 자연스런 모습이 더 좋은것이여" 한다. 우린

가족사진을 앞에두고 괜시리 사진사 아저씨까지 들먹이며

나와 남편이 나누는얘기다

얼마전 어느쇼핑에서 보내준 무료 사진촬영권으로 가족사진을

찍었었다

하루 하루 미루고 있다가 작은아들 입대할날도 얼마 남지 않았고

큰아들도 날짜 맞춰 나올수 있다기에 선뜻 예약을 했더니

나라에 매인몸이 어디 제 뜻대로 그리 쉽게 나올수 있겠는가?

예약을 두번씩이나 취소를 한다음 세번째에 가서야 겨우 찍을수

있었다. 우린 가족사진을 결혼기념일에 맞추어 몇년에 한번씩

찍다보니 사진속의 우리모습은 항상 겨울옷 차림이다

거실에 걸려있는 커다란액자의 사진을보며 그날의 기분에 따라

가끔씩 달리 보였다

마음이 답답할땐 겨울정장의 모습이 때론 무겁게도 느껴졌고....

해서 이번엔 내 뜻대로 가벼운 티셔츠 차림으로 모두들 집을 나섰다

조금 가까운 지점도 있건만 사진이 조금이라도 잘 나올까 싶어

서울에 있는 본점으로 향했다

장마철이고 지하라 그런지 넓은 스튜디오 에는 습한 냄새가

먼저 우릴 맞았다

거기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듯 우리와 같은 무료 초대권

묶음이 눈에 띄었다(실은최저로 해도 몇만원이 들어야 했지만)

잠시 얘기를 나누며 기다리고 있노라니 한 아가씨가 다가와

"어머니 부터 이쪽으로 오세요" 한다

영문을 모르고 따라가니 의자에 앉으라 하고는 한듯 만듯한

내 얼굴에 좀더 화장을 해준다

그리고는 남편과 두 아들까지도 약간의 메이컵을 해줬다

그렇게 해서 찍어두었던 사진을 오늘에야 찾아온것이다

처음엔 모두들 자연스럽게 잘나왔다고 하면서 좋아하다보니

유심히 쳐저 보이는 내 눈이 자꾸 마음에 거슬린다

삼년전에 찍어서 지금 걸려 있는사진에 비하면 또한 세월의

흔적을 느낄수 있었다

늙는것은 사진을 찍어 보면 안다더니만......

오동통 굵게 나온 내 팔뚝을 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친정엄마 모습이 겹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