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여보', '당신'이라는 호칭을 쓴다.
어떤 이들은, 젊은 사람들이
어쩜 그리 자연스럽게 쓰냐며
닭살스럽다 하기도 한다.
결혼하기 전,
나는 젊은 부부들이
'여보, 당신'이라 부르는 것을 가끔 보면서
참 자연스럽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결혼하면 그렇게 부르리라 다짐?하면서.
결혼을 하고 나서
내 생각을 이야기 하자
남편도 선뜻 동의했다.
처음 두어달은 장난 반, 농담 반,
"여..보.. 으아아 닭살!"
"여..보.. 푸하하하"
"여봉~~ 킬킬"
"여보야~~앙 크크크"
그렇게 웃으면서 불렀었다.
그러나 금새 익숙해지면서
낯 두꺼운 부부니, 닭살 부부니 하면서 놀림도 받았다.
남편은 '여보'라는 호칭이 아주 적합하다고 한다.
'여기 보오' 혹은 '여보세요'에서 나온 말이니
서로를 존중함과 동시에
차별적인 요소도 없는 말이라며.
동시에
결혼 후에도 '오빠' '선배' '형' 등으로 부르는 것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긴다.
남의 부부사이 일까지 간섭할 것은 아니지만
어찌보면 그이답지 않다 할 만큼
그 부분에서는 매우 고지식하게 받아들인다.
어제 산아님의 '오빠' 이야기를 읽고
그이에게 물었다.
"당신도 '오빠'라고 불리는 게 좋아?"
당연히 아니라는 답이 나온다.
그런 사람들 이해를 못하겠단다.
그이가 되묻는다.
"당신은 오빠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나?"
"뭐... 동네 오빠들."
"그런 거야 뭐..."
"그리고 우리 과 일년선배 중에 ○○○라고 있잖아?
그 선배한테만 오빠라고 불렀었지."
(지금은 연락도 끊어졌지만.)
"왜? 하나 더 있잖아?"
"누구?"
내 기억 속에서 더 이상의 오빠는 없는데
누굴 이야기하는 걸까?
"설.운.도."
????????
푸하하하하
이 사람이 정말! #@$%@!#$%$^
나의 세련되지 못함, 촌스러움, 아줌마스러움을
그런 식으로 놀려대곤 하는 남편.
TV에 설운도만 나오면
"당신 좋아하는 설운도 나왔네."
하며 놀린다.
나는 설운도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도 없고
그 사람 노래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굳이 나에게 설운도를 갖다붙이는 건
설운도가 아줌마들이 좋아하는
대표적 연예인이기 때문인가?
오히려 요즘 아줌마들은
배용준이나 원빈같은 꽃미남을 좋아한다는데
남편은 오히려 나보다 더 촌스러운 게 틀림없다.
요즘 유행도 모르나?
나는 이병헌이나 류시원 같은 남자들이 좋드만.
물론!!!
걔네들은 날 싫어하겠지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