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잠자리에 들때마다 마치 주술을 하듯
내가 아는 모든 행운의 꿈을 상상하며 눈을 감는다.
돼지가 뛰어들면 좋다던가,
똥꿈이 최고라 카던가,
생전한번 사보지도 않은 복권에 당첨된 상상을 하며
잠자리에 든지 벌써 1년째......
그러나 오늘아침도
백수남편과의 커피한잔으로 시작되었다.
샤워중에 남편이 바꿔준 전화.
비누칠한채 변기뚜껑에 앉아서 아랫동서 목소리를 들었다.
"저기요~
저기요~
어머님이요~ 저는 정말로 큰엄마가 안받을거라고 했거든요~
근데요~
근데두요~ 노인네가 너는 걔 구좌번호 알고있잖아! 하시며
빨리 부치라고 하셔서 큰엄마 통장으로 방금 백만원 부쳤거든요.
어머닌 죄인이라 전화도 못하신대요. 친정아버지 많이 편찮으신데
혹시 급하게 갈일생기시면 여비 하시래요~ "
한살 아래 우리동서..
없는 주제에 성질까지 더럽은 이 형님 꼴난 자존심 안다치게 할려고
말까지 더듬거리며 내 눈치를 살핀다.
끔찍이 아껴주시던 아버님 돌아가시고 부쩍 기운없어진
시어머니가 눈앞에 떠올라 눈물이 차오른다.
그러나 내 입에서 나간말은
" 노인네, 아들 A/S 계속 해주실건가?"
아,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걱정없이 사는 다른자식틈의 한자식땜에 얼마나 마음아파하실지
뻔히 알면서..
연세많은 노모를 걱정하시게 하는것 만으로도 얼마나 죈지 알면서...
착실히 사업잘하는 남편둔 우리 동서.
모든걸 다 누리고 자랑하고 싶으련만 이 못난 사람땜에
늘 우리 앞에서 잘살아서 죄송하단 얼굴이다.
이 죄를 다 어떡하나.
걸핏하면 전화해서
"저기요, 큰엄마 화내면 나 정말 삐져요.
공부잘하는 조카 학비한번 내주고 싶어서...
이번에 친정 나들이엔 큰엄마 동생들 앞에서 한번 쏘시라고...
우리딸 옷사다가 생각나서...
남는 금이 있어서 큰엄마 목걸이 한개..."
동서야.
옛말에 흉년에 부모는 배 곯아죽고, 자식은 배 터져 죽는단 말이
딱 생각난다.
나 정말 동서 사랑으로, 죄책감으로, 북받치는 설움으로
이렇게 사는 내 자신이 혐오스러워서 정말 정말 배터져 죽을거 같다.
미운남편.
눈물나게 고마운 남편의 식구들..
형 미워하지 말아 달라는 시동생의 전화....
난 이사람들에게 이 마음의 빚을 갚을날이 있을까.
두 아들보기 부끄럽다.
대책없이 바보같은 우리 둘....
이 나이에도 주변사람 걱정을 시키며 살게 될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