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컴에 올라 오는 글을 대부분 다 읽어버리는 편이지만,
님은 이름 -봄비 내린 아침- 때문에 많이 접했답니다.
저는 강아지 엄마라서 강아지 얘기만 나오면 눈이 튀어
나오고 침 튀길정도로 할 얘기가 많지만...
의외로 자그마한 애완견조차도 데리고 다녀 보면 무서워
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우리 부부는 반대로 그 반응에
또 많이 놀래는 편이지요.
저도 방자라는 강아지를 키워 보기 전 까지만 해도
무섭다기 보다는 뜨듯하고 물컹한 느낌이 어쩐지 싫여서
강아지를 떠맡긴 언니를 얼마나 원망했었는데요.
그런데 키워보니 날이 갈수록 미운 정 고운 정, 이미 정분이
나버려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답니다.
질투는 또 어찌나 심한지 사람 저리 가랍니다
제가 신문을 읽거나 책을 읽으면 그 위에 철퍼덕 앉아서
말갛게 눈을 맞추며 꼬랑지 흔들어 대지요,
제가 컴을 하고 있으면 수시로 왔다갔다 하면서 앞발로
저를 긁어대며 놀아 달라구 시위 하지요,
배 고프면 밥 달라,나가고 싶으면 나가자,쉬 마려우면
또 나가자, 말은 못해도 의사는 다 통한답니다.
아파트에서 키우자니 되도록이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 안 가게
하기 위해서 우리 부부는 무지 애를 쓰고 있답니다.
꼭 밖에 나가 볼일을 보는 놈이라 우리는 배설물을 치우느라
항상 휴지를 휴대하고 다니는건 기본이구요,
외출할 때에도 차에 오르기 전 뱅글뱅글 돌며 '응아'를 하면
우리는 휴지에 싸서 나무 밑에 고이 숨겨 놓았다가 다시
돌아와서 '보물찾기' 하듯 그 배설물을 찾아 집에 들어 와
버리곤 한답니다.
누구 말처럼 키우는 저나 우리 강아지가 사정없이 이쁘지,
안 키우는 사람들은 비위가 상할것 아니겠어요?
방자놈이 이발을 할때면 넉넉잡고 3시간 정도를 동물병원에
맡겨 놓고 집에서 기다려야(어느땐 옆에서 기다리기두 하구)
하는데,
현관 문을 열고 거실에 들어와서 느끼는 그 황량함이란...
"야! 우리 방자가 증말 열 몫은 하나부다?"
사람도 든 자리는 몰라도 나간 자리는 표시가 난다잖아요?
시이소오를 타다 한 사람이 내려버려 아프게 엉덩방아를
찧을때처럼...
우리 두 사람 사이에 차지하고 있던 방자놈의 무게를
실감하곤 잠시 현기증을 느끼고는 하지요.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그러하지만,
강아지와도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는건 <만남>이라고
얘기하고 싶군요.
<만남>이 없이 그 사람에 대해서 정확히 알 수 없고 얘기할 수
없듯이,
그리고 소중함을 모르듯이,
강아지도 손 수 키워보지 않고서는 그 사랑에 대해서
잘 알 수 없으니까요.
자식을 소용에 의해 키우는게 아니듯이,
저랑 한 번 인연을 맺은 놈,
미우나 고우나,
그저 사랑할 밖에요...
언젠가 TV에서 방 문 앞에 달아 놓은 애들 타는 그네에다
강아지를 태워 밀어주고 있던 어떤 여자를 봤답니다.
강아지가 얼마나 예쁘면 저렇게 그네도 태워 주고 싶을까?...
그 여자의 강아지를 향한 사랑과 함께 그 여자가 가슴에
품고 있을 외로움까지도 눈에 들어 와 제가 눈시울을 붉힌
적이 있었답니다.
사람이 서로 사람의 외로움을 읽을수만 있다면...
우리 함께 사는 세상, 이해의 폭이 커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