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숲
부슬부슬 비 내리는 숲
첩첩 녹음으로 길을 지운 숲
소나무 잎끝마다 투명한 은빛 구슬
젊고 짙푸른 녹음 속
숱한 나뭇잎들의 맑은 속삭임
바람의 부드러운 흔들림
몰오리나무 졸참나무
산벚꽃 떡갈나무 마가목
싸리나무 조팝나무
전쟁에 패해버린 기둥처럼
새카만 아카시아 군단들이
겁을 주고 서있는 저녁 숲
진초록 연초록 연두빛
싸리나무잎 동그란 잎새
저녁식탁에 모인 개구쟁이
머리모양처럼 싱그럽다.
장난꾸러기 이파리들이
빗물세례하는 갑작스러움에
새앙쥐가 되어가는 내 모습.
저 너머 북한산 위로 달리는
회색빛 은회색의 구름떼
어린시절 장마가 잠시 그친
넓은평야 넘어로 떼지어가던
그 때의 구름떼처럼 풍요롭다.
그리워지는 어린시절
구름과 같이 떠나보내며.
나와 함께 저녁산책을
즐겨주는 태풍이 지나가는 숲
젊은 가지들이 부러져
이곳저곳 누워있는 모습이
서해교전에서 숨져 간
애처러운 젊음처럼 아깝다.
저녁숲은 빨리도 어두워진다.
숲과 바람과 빗물의 향연속에
말끔히 씻긴 벤치위의 정적
빈 철봉에 은빛구슬이
도르르 매달린 저녁 숲
그릇 부딪치는 소리가
정겨운 아파트 뒷길로
행복의 냄새가 소~~오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