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친구들의 모임이 울산에서 있어 방학중인 아이를 데리고
함께 가게됐다
울산엔 동생 네가 살고 있기에 조카들도 만나볼겸 나들이를 감행했다.
4시간정도의 길을 운전하기에는 다소부담이 있었지만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설렘과 모처럼의 여유에 기대를
갖게되었다
무엇보다 두 조카가 보고싶었다
7살 5살인 사내조카만 둘인 동생 네는 가끔씩 전쟁터가 따로
없다는 동생 댁의 하소연을 확인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현관에 들어서자 문 양쪽에 서서
두 꼬마녀석은 제법 공손하게 "고모님 안녕하세요"한다.
징그럽게 시리 째끄만 녀석들이 아직 늙도 젊도 않은 고모를
깍듯이 고모님이라고 받들다니 기특한 녀석들
큰 고모가 온다니까 휴전을 했는지 집안은 제법 정리가
깔끔하게 되어있어 전쟁은 없었던것 같았다.
그런데 둘째 녀석이 어찌나 붙임성이 좋고 잠시도 쉬지 않고
재잘 되며 고모님 고모님 하는지 처음에는 어린것이 역시 지
애미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답게 자식 교육 한번 똑
부러지게 시키고 있구나 생각하며
그래도 내 동생이 마누라 하나 잘 얻었구나 속으로 여기고
있었다
오랫만에 만나는 조카들에게 무슨선물이 좋을까 궁리하다
두 녀석에게 가을옷을 한 벌씩 선물하기로 했다.
잘 맞는지 입혀보고 있는데 작은 녀석이 하는말
"고모님은 어떻게 내가 이런 색깔 옷을 좋아할지 알았어요"한다
만 다섯살도 아니고 이제 만 네 살하고 7개월 짜리가 어쩌면
그렇게 애 늙은이 같은 말만 하는지
그 녀석 잠시도 입이 건질거려 못참지
저녁에 약속이 있어 준비하고 있는 내 옆에 두 무릎을 꿇고
앉아 사내 녀석이 왠 여자 화장하는데 그리도 관심이 많은지
요쪽 저쪽 유심히도 살펴보며
왜 입술은 그렇게 그리냐
바른곳을 바르고 또 바르느냐 알고싶고 궁금한것이 그리도 많은지 나중에는 도저히 내궁색한 답변으로는 해결을 못하겠기에 동생댁에게 한마디했다
"도대체 너네아들 심리파악좀 해봐라"
그랫더니 올케는
"형님 저는 청소년 심리파악은 가능해도 아동 심리 파악은
제전공이 아니라 파악이 불가능하네요"
하며 자기가 난 아들 심리파악도 제대로 못하면서 실실 웃고만 있다
녀석의 질문은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왜 지네엄마가 고모님 더러 형님이라고 하느냐
형님은 자기가 자기형에게 하는 말인데 .............
애고 조카한번 보려왔다 된통 걸렸네
지 엄마도 두손 두발 다든 애를 일년에 두세번 보는 고모가
무슨 재주로 심리파악을 하랴
영악하다 해야할까 아니면 궁금증이 많은 아이랄까
자기눈에 비친 세상의 모든 것이 마냥 의문 투성인가보다
한창 자아가 형성 되어가는 과정에서 아이의 무궁무진한
질문공세에 지네엄마가 얼마나 곤욕을 치뤘으면 오늘은
제대로 걸맞는 대상자에게 인계를 하고 희희낙낙 하고
있으니 이녀석의 질문공세가 언제나 끝이 날지.........
저녁 약속 시간이 바쁜데......
수년동안 유아들을 돌본적이 있어 나도 왠만한 경우는
다 받아 넘기며 아이들의 심리를 파악할줄 알았는데
도대체 조카녀석은 내 권한 밖인 것 같았다
고만한 또래의 아이들에겐 평범하게 나타나는 현상인줄
알면서도 나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아무튼 그날 오후는 그 아이 덕택에 내 입에 침이 다 마를
지경 이었으니까
그러나 녀석의 반짝이는 눈빛하며 쉴새없이 재잘대는
입 매무새하며 아이 답지 않게 공손한 말투며 하나 하나가
귀엽고 예쁘니 그래서 핏줄인가보다
귀엽고 사랑스런 내 조카 건강하게 밝게 잘 자라거라
~리아(s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