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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05

친정 나들이!!


BY kshwa8 2002-07-04

결혼 16년차--

중3 중1- 남매를 둔- 이젠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한 중년??

아니- 아직 마흔 전이니까-

중년은 좀 그렇다.(결혼을 일찍해서-)^^

암튼-해마다 이맘때면 갈등하는 일!

친정 아버지 생신이 음력 5월 28일-

시 아버님 제사가 음력 6월 15일-

시댁과 친정은 다 경북 안동!!

서울에서 중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지만-

가깝진 않은 거리~

거기다가 월드컵 땜에 애들 기말고사가 밀려버린 탓에-

지금은 시험기간!

내내-- 고민에 갈등을 겪다가, 어제는 최종적으로 결심!

휴가때 뵙기로.....

저녁에 퇴근해온 남편에게 투정아닌 투정을 부리고 싶어서-

몇마디 했더니--

뭣이라?? "얼마나 위대하게 살았다고 그렇게 생신 챙기냐?"한다.

순간적으로 속이 뒤집힌다고나 할까?

사람이 "말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했다.

여자들이 맘은 항상 친정에 있는것이

왜 이겠는가?

못한것이 맘에 걸리니까--


아침에 아버지께 전화를 했다.

"아부지요. 친정 아부지가 더 중요해요,

시 아버지가 더 중요해요?"

아버지 말씀-

당연히 시댁이 더 중요하다신다.

그러면-

"살아 계시는 분 생신이 더 중요해요.

돌아가신 분 제사가 더 중요해요?"했더니-

"그야,살아 있을때 얼굴한번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지" 하신다.

가슴이 저려와서 눈물이 날것 같았다.

안 가기로 맘 먹고, 죄송하다고-

휴가때 뵙겠다고 하곤 전화를 끊었다.

그래~

우리 세대엔 시댁 일이 우선이고-

잘 해야겠지.

사실 난 시댁에서 맏며리인데, 잘 하는게 없다.

시 어머님도 안동에서 혼자 살고 계시고--

(아버님 돌아가시고 합치고 싶었지만,그땐 우리가 능력이 안되었지.)

이젠 모시고 싶어도, 혼자 사는게 편하고 좋다 하신다.

물론, 말씀만 그러시겠지??

난 언제든 모신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얘기가 엇나갔다만-

그래서 난 올해도 아버지 생신에-

불참하는 불효를 저질러야만 한다.

7남매에 나 하나 빠진다고 뭐-

하면 속 편하다.

하지만-

늘 이러고 살아야 하는 생활이 잼 없고 짜증이 난다.

그리고 멋대가리(?) 없는 남편의 말이 괴씸하구......

74세인 우리 아부지!!

"오래 오래 사시소!!"(위대하게 사시지 않으셨어도-)

"아부지,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전 감사합니데이~~

"생신 축하드리고요. 막내딸!!

아부지 많이 많이- 사랑합니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