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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사전 동의 없이 식기세척기를 구입하여 분노한 남편 사건을 보며 이 부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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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05

갈등속에서


BY amiwitch 2002-06-04

저는 66년생 말띠랍니다.
지금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6월말로 그만둘 생각이예요.
그런데 그만 둘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한 것이 영 마음이 무겁네요.
남편과 전 같은 직장에 다녔어요.
그때는 대기업 연구소에서 잘 나가는 정말 크레오파트라 버금갈 정도로 코가 높았는데 어떻게 잘 생기지도 않고 그렇다고 집안이 좋은것도 아니고 그런사람한테 눈에 뭐가 씌어서 사내 결혼이라는 것을 했어요.
결혼후에는 나 나름대로 일도 하고싶고 넉넉하지 않은 가정경제에 도움이 되고자 소위 맞벌이라는 것을 하게됐어요.
곧 큰애를 놓고 시댁과 친정에 번갈아 가면서 애를 맡기면서 그리고 분당에 아파트도 당첨되고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체력이 바쳐주지를 않더군요. 큰애를 수술해서 낳고, 한 1년뒤 맹장수술을 했더니
거의 쓰러지기 일보직전까지 갔어요.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애들 키우는 것도 좋을 것 같았어요. 그때는 제 소망이 애기 데리고 백화점 쇼핑 가는거였어요. 백화점에 가면 애기 데리고 와서 쇼핑하는 부부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어요. 나중엔 그게 엄첨 힘든일이 되었지만요.
애기한테 뭔가를 해 줄 수가 없어서 더 그랬나봐요.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고 첨에는 좋았어요. 애기 뒷바라지 하다보면 하루가 다가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둘째를 놓고나서는 정말 힘들더군요. 애 둘을 키운다는 것이 더구나 전 남자 아이만 둘인데 좀 별나요.
그래서 제가 처녀적엔 약간 통통한 편이었는데 아줌마가 되면서 엄첨 살이 빠져서 남들이 다들 신기해 할 정도가 됐어요.
그래도 시간은 흘러서 큰애가 학교에 들어가고 둘째가 유치원에 가니까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이것저것 배우기 시작했어요. 독서지도사 자격증도 따고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여러가지 배워보기도 하고....
그런데 그래도 뭔가 허전한 것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작년에 정말 우연히 전에 다니던 회사의 동문 선배님이 사업을 하신다고 회사를 그만 두셨는데 거의 9년만에 그분을 평촌에서 만났어요. 그래서 이런저런 애기끝에 집에서 할일도 없고 다시 취직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안양에 저희 학교 선배님들이 많으니까 알아봐 주신다고 하길래 전 그냥 고맙다고 하고 잊고있었는데 그분이 자리를 알아봐 주셨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7년을 집에서 쉬느라고 제 전공이 정보통신 계통인데 세상 돌아가는 것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남편은 아이들 어떻하라구 취직이냐더니 그래도 7년을 쉬었지만 선배님이 하시는 회사라서 경력을 그대로 인정해 대리로 들어가니까 자리가 아까운지 한번 해보라구 하더라구요.
그래서 취직을 하고 처음엔 좀 힘들어도 남편도 많이 도와주고 회사 동료들도 많이 가르쳐주고 해서 지금은 회사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는데 애들이 걸려요.
지금은 1학년, 4학년인데 애들이 제가 회사다니는 것을 싫어해요.
아이들도 지금은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 듣고 있지만 클수록 더 제 자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제가 애들한테 크게 뭐 잘해주는 것은 아닌데 애들은 제가 집에 있는것 만으로도 안정을 느끼는 것 같아요.그리고 저도 회사일을 열심히 하려면 회사에 야근도 많이 해야되는데 애들때문에 그럴수가 없잖아요.그래서 고민끝에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어요. 회사에서는 계속 다니라고 하는데 남들 일하는데 퇴근하는것도 미안하고 해서 그만 둘려고 해요. 그런데 가슴에 왜 이렇게 답답한지 모르겠어요.
제가 지금 회사를 그만둬도 나중에 또 취직한다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성격상 집에만 있음 좀 답답해하거든요. 친구들은 회사를 그만 두는것이 너무 아깝다고 계속 다니라고 하는데 물론 저도 아깝긴한데 그래도 애들이 저한테는 더 중요하거든요. 애들이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는 시기가 되면 다른일을 해 볼까 생각중이에요. 그때는 나이도 넘 많아서 취직은 어려울 것 같고...
여자는 글쎄 자기의지대로 살기가 참 힘든것 같아요. 물론 이 결정이 제가 내린 결정이긴 하지만 제가 꼭 원했던 방향은 아니거든요.
일, 가정 모두 잘 지키는 것이 정말 힘드네요.
그냥 답답해서 이렇게 넉두리를 해 봤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