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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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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BY shinjak 2002-05-19

★ 여 자 ★ 이런 여자라면 딱 한번만 살았으면 좋겠다 잘하는 일 하나 없는 계산도 할줄 모르는 여자 허나, 세상을 보고 세상에 보태는 마음은 누구보다 넉넉한 여자 어디선가 숨어 내 시집 속의 책갈피를 모조리 베끼고 찔레꽃 천지인 봄 숲과 미치도록 단풍 드는 가을과 내 시를 좋아한다고 내가 모르는 세상 밖에서 떠들고 다니는 여자 그러면서도 부끄러워 자기 시집 하나 보내지 못한 여자 어느날 이 세상 큰 슬픔이 찾아와 내가 필요하다면 대책없이 떠날 여자, 여자라고 말하며 여자란 작품 속에만 숨어 있는 여자 이르쿠츠크와 타슈켄츠를 그리워하는 정말, 그 거리 모퉁이를 걸어가며 햄버거를 씹는 전신주에 걸린 봄 구름을 멍?히 쳐다보고 서 있는 이런 여자라면 딱 한번만 살았으면 좋겠다. 팔십 리 해안 절벽 변산 진달래가 산 벼랑마다 드러눕는 봄날 오후에..... - 송수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