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월 9 일 목 햇님이 하하하하 하는날
덥다.5월 초인데.
가건물 교실에 아이들이 43 명이 숨을 쉰다.숨막힌다.
열 많은 아이는 땀을 팥죽같이 흘리고 무엇인가를 한다.
이층에서는 아이들이 달리기 연습을 하는지
화장실을 가는지 우르르쾅쾅 뛰는 소리에 더 덥다.
바치는 열에, 더운 날씨에 땀이 솔솔 등을 적신다.
얘들아, 공부가 뭐냐 살고 보자.
모두들 운동장에 나가서 돌맹이 다섯개씩 주워 오너라.
창밖을 내다보니 장미꽃 아래 옹기종기 돌을 줍느라
병아리처럼 모여 있다.벌써 주워서 수돗가에서 씻는 아이.
엊그제 온 비가 만든 웅덩이에서 물장난 하는 머스마들.
정해진 인물들. 정혁,민재,용범,명식,정호
돌을 자세히 보자.그 모양을 종합장에 대고 그려보자.
그 모양을 흉내내는 말로 써 보자.
시를 적어 보자. 돌을 만져본 느낌은 어떤가 적어보자.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위의 인물들은 교실로 들어오지않는다.
나는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열이 서서히 오른다.
날마다 이렇게 삐져나가는 이녀석들을 어떻게 할까?
10분 쯤 되어 얼굴들이 벌겋게 상기되어 들어온다.
너무 재미있게 논 모습들이다.
벌을 받느냐 용서가 되는냐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다. 시간이 없을 때는 눈총만 주고
어서 해라.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이리 나오너라.
친구들아, 이 친구들의 모습이 어때요?
못생겼어요.땀이 나요.화난 얼굴이예요.
왜 그럴까요? 늦게 들어왔어요. 시간을 지키지않았어요.
귀잡고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다섯바퀴씩 돌아요.벌이예요.
왜 벌을 받는지도 모르고, 히죽히죽 웃으며 장난을 치며 들어간다.
아이구 이런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들을 데리고 내가 뭐하냐?
하늘을 보고 휴~ 웃어버린다.썩은 속을 달래느라...
그러는 사이 열심한 아이들은 벌써 색칠도 하고, 시도 짓고,
나를 감동을 시킨다. 얼굴의 생김새가 다르듯 천차만별이다.
이호영은 말소리가 또랑또랑하고 무엇이고 열심이다.성실하고
호기심이 너무 많아 귀찮을 정도다.
호영이의 시--- (돌맹아, 돌맹아, 너는 마음이 어떻게 생겼니?
사람을 걸리게 하여 다치게 하니 사람이 싫은 거니?)
이지영은 앞뒤꼭지가 쑥 나온 천재형이다.파블로브처럼 관찰을 잘해서
무슨 박사가 되려나 학자가 되려나 태도에서 무엇인가 보인다.
지영이의 시--- 우툴우툴한 돌맹이 못난 돌맹이, 딱딱한 돌맹이
욕심쟁이 돌맹이, 추운 돌맹이 차돌같은 돌맹이.
김민영은 차분하고 얌전하기가 옛날 정경부인의 모습이다.하얀 얼굴이
복있어 보인다.그러나 좀 어두운 얼굴 아빠가 집에서 논다고 그러나.
민영이의 시 --- 맨들맨들 병뚜껑같고. 쪼글쪼글 성 지붕같고,
오돌오돌 하얀 밥같고,푸석푸석 필통같은 돌맹이.
정현수는 천사의 마음을 갖고 영감님같아 바른 소리만 한다.행동이 너무 느려서 선생은 속이 터지지만 성격인것을 나도 몰라.
상식이 풍부한 것인지 아시아주를 거의 비슷하게 그렸다.
오늘의 돌맹이 관찰 박사상을 탔다.
현수의 시--- 아이스크림같은 돌, 여우얼굴 같은 돌,아시아주 같은 돌
내 이빨같은 돌,강아지처럼 귀여운 돌.
엄소연은 매사가 의존적이다. 하는 일마다 확인받고 싶어 선생 코앞에
갖다 대고 자랑을 한다.자기만을 위한 선생인가봐.
소연이의시---쭈글쭈글 황토색 산. 길쭉한 검정색의 로켓트,
보들보들 갈색 어항,목이 긴 기린, 돌맹아,돌맹아,
희얀하구나. 고슴도치 어항 참 재미있다. 하하호호호히히
김새로미는 언제나 코가 흐르는 여자 아이 줄넘기를 잘 하고 운동을 잘한다. 우리아빠가요 태권도 사범이예요.나를 보면 자랑을 한다.
새로미의 시--- 점박이 강아지,포근포근 침대,반질반질 달님
돌맹이는 색깔이 다 달라요. 자기가 잘났다고
자랑하고 싶은 가봐요.
오늘의 수업은 과정에도 없는 돌맹이 가지고 논 수업이다.
아이들은 거기에서 새로운 세계를 알고 상상의 날개를 펴
보인다.나도 많이 배웠다. 하찮은 돌맹이에 그렇게 많은 의미가
숨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