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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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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내가 꿈꾸는 것...


BY ns05030414 2002-05-01

살면서 이런 저런 것들을 꿈꾸며 살았다.
현실성이 있는 것도 있었고, 현실과 동떨어진 꿈도 있었다.
이루어진 꿈도 있었고, 이루어지지 못한 꿈들은 현실성이 있건 없건 대부분 포기하게 되었다.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꿈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편안함을 가르쳐주었기에...
안면도에서 국제 꽃 박람회가 열린다기에 찾아갔다.
일년 가까이 하루도 쉴 날이 없었던 남편이 꽃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특별히 시간을 낸 것이다.
일요일이라 많은 사람이 모여서 제대로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전시장에 들어가기위해 줄을 선 사람들을 보고 기가 질려 전시장에 들어가길 포기하기로 했다.
버스를 이용해 부전시장이라는 수목원으로 갔다.
산이라기 보다 언덕에 가까운 낮으막한 산에 야생화와 나무들을 가꾸고 골짜기에는 연못이 있었다.
꽃과 나무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내게 남편은 물었다.
"이 정도 크기의 산이면 되겠어?"
고개를 끄덕였다.
속으론 좀 작다고 생각했지만 그 정도도 괜찮을 것 같았다.

지난 가을 폐수술을 하기전 남편과 이런 이야길 한 적이 있었다.
"여보, 난 내 맘대로 하고 살아서 이제 그만 죽어도 괜찮은데 꼭 수술까지 받으면서 더 살아야할까? 딱 한가지 섭섭한 것이 있긴 하지만... "
"그게 뭔데?"
"내가 가꾼 꽃과 나무로 가득한 풍경이 내 눈 앞에 전개되는 것이지. 눈이 가 닿은 곳은 모두 말이야. 그러러면 꽃과 나무를 가득 심을 산이 하나 있어야 되는데..."
남편은 수술을 하면 산을 하나 사주겠다고 선선히 약속했다.
그 후 심심하면 남편에게 산을 사 달라고 졸랐고 남편은 그 산 이야길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도 내가 꾸는 꿈은 이런 것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조그만 산을 내가 좋아하는 꽃과 나무로 가득 채우는 것...
그 산 속에 간단한 차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어도 좋고, 집이 몇 채 있어서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아도 좋다.
마음을 비우고 살자고 매 순간 자신에게 타이르고 살지만 아직껏 이 꿈을 포기하자고 자신을 타일러 본 적은 없다.
남편도 자식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고자 하지만 내가 살아갈 자연적인 환경만은 선택해서 가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