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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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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31


BY 후리지아 2002-05-01

이틀을 햇빛없이 살다가 만나서인지 유난히도 맑고 어여쁜
햇살입니다. 이런날은 사무실에 앉아 있고 싶지 않습니다.
아! 다른이들은 근로자의 날이라고 나드리를 갔을지도 모르겠네요.
전...솔직히 말씀드리면 갈곳이 없어 그냥 출근을 했지요...

그러고보니 이젠 봄꽃은 사라지고 여름꽃이 피기 시작을 하겠군요.
어쩌면 계절은 수많은 세월을 살아내고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지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한날입니다.

얼마전에 친구하나가 계단에서 미끄러져 다리가 부러졌다
연락이 왔습니다.
그 친구는...어릴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가 있지요.
그래도 밝고, 부지런하게 사는 친구입니다.
보험설계사, 화장품방문판매, 암웨이...
많은 일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사는 친구를 보면서
멀쩡한 몸으로도 사는것이 힘들고 버겁다고 투정을 하는
제 자신이 부끄러울때가 많이 있습니다.
정말 힘들고 어려울때마다 그 친구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곤 힘을 얻곤 하지요...

친구는...
계단에서 미끄러지면서 성한다리가 부러져 기부스를 한체 꼼짝을
못하고 집에만 있다고 했습니다.
병문안을 가야 하는데...늘 사는것 때문이라 미루어 두고 있었지요.
답답했던 친구는 병문안도 오지 않는다고 전화로 시비를 걸어오기
시작을 합니다. 물론 그 시비가 싸우자는 것은 아니고...
전 기름종이에 잘 적어놓고 있으라 말하며 웃습니다.
마음을 다쳤다면 전 당장 뛰어 갔을 것입니다.
아마... 제가 금방 가지 않더라도 오해를 하거나 절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미루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어느날 부터는 일을하러 다닌다 합니다.
그 친구 자동차는 손으로 작동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엑셀레이트,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오른쪽 다리에 지체가 있기
때문에 손으로 작동을 하게끔 되어있지요, 운전을 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참 잘하는구나... 생각을 합니다.
전...성한몸을 가지고도 운전면허증이 없기때문입니다.

비가 많이도 내리던날,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지요.
맛난 저녁을 먹자고... 비가내려 불편할텐데도 친구는
지하철역으로 절 데리러 와 주었습니다.
오랫만에...맛난저녁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친구란 그저 어떠한 상황에 있던지 바라보아주고, 곁에서
아무말 없이 응원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성한다리를 다쳐 기부스까지 한 친구는 얼굴이 헬쓱해 졌습니다.
가슴이 아릿하게 아파오는데 표현을 할 수가 없었지요...
그러면서도 친구는 제 걱정을 합니다.
자신은 자상하게 돌봐주는 남편이 있어 이러고 다녀도 힘들지
않은데, 혼자 살아야 하는 제가 매일 걱정되고 안쓰럽다고...

그 친구남편은 참 착한사람입니다.
제게도 남편이 있었을때, 부부동반으로 자주 어울려 놀곤 했었지요.
그 친구 남편은 제 친구들에게 존대를 하지 않습니다.
ㅇㅇ엄마, ㅇㅇ씨란 호칭도 쓰지 않습니다.
그냥, ㅇㅇ야 하며 친구를 부르듯 불러 줍니다.
제 친구들은 오랫동안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이상하단 생각을
하며 살진 않습니다.
몸이 불편한 아내를 위해 집안일을 잘 거들어 주기도 하고
어항의 물갈기, 화분에 물주기 등도 친구 남편의 몫입니다.
얼마전 해외출장을 한달간 다녀온 친구남편은 다시 먼곳으로
출장을 가라하면 사표를 내겠다 했답니다.
자신이 없으니 아내와 딸이, 집안이 엉망이라고...
그 친구를 볼때마다 참 결혼을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맛난저녁을 먹고, 기도를하러 가야 하는 저를 교회까지 태워다
주고... 매일 전화상담으로 목이아픈 절 위해 목캔디를
손에 슬며시 쥐어주고는 비내리는 밤길을 달려 그녀의
보금자리로 갔습니다.

행복한 저녁이였지요...
날마다 이렇게 행복한 날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날은...제 사는것에 대하여 불평을 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많은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얼마나 많은 불평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았는지요. 가지고 있는것을 나누며 살지도 못하면서
많이 가진자들이 내게 없는것을 나누어 주지 않는다고 원망은 하지
않았는지요. 살아온 날들이 부끄럽게 다가오는 저녁이였습니다.

산다는 것은...
작은것일지라도, 서로 나누며 사는것은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