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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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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옆구리가 시려워.


BY cosmos03 2002-03-21

며칠전이다.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가 나를 보고 말한다.
" 엄마! 나아~ 옆구리가 시려워 "
" 뭐, 뭐, 뭐가 시려워? "
" 옆구리~이 "
" 아니, 네 옆구리가 왜 시려우니? 겨울도 다 갔구먼~ "
" 엄마도 차~암... 내게 지금 남친이 없잔아 "
" 그때 그 ** 오빠는 어쩌구? "
" 그 오빠? 지금 고 삼이잔아. 그오빠 본지도 한참 되었네 "
요즘아이들...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이제 갓 중학교에 입학을 한놈의 입에서
옆구리가 시리다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냥 피~식하고는 웃어 넘겼지만 녀석의 다음말은 나를 기암시키기에 충분했다.

" 엄마~ 우리 입양한명 하자 "
" 지금 엄마 나이가 몇인데 웬 입양? 지금 입양을 해서는 언제 어떻게 키우라고 "
아이는 나를 빠~안히 바라보더니 앵무새 같은 입으로 다시금 종알거린다.
" 애기 말고 오빠루다 "
" ?l마? 애기말고 오빠루? "
" 웅 "
"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
" 왜 말이 안돼? "
" 새꺄, 아기들이나 입양이 되지 다 큰 녀석을 누가 입양을 하냐? "
" 그래도 좀 생각해봐. 나이는 한 16살 정도면 좋겠구... "
" 그리고? "
" 얼굴은 잘 생겨야하고. "
" 또? "
" 성격도 좋아서 나랑 친하게 잘 놀아줘야되고... "

참내 별소리를 다 듣네 싶은 마음에 멀건히 아이의 얼굴만을 바라보니
아이는 제 심정을 얘기를 한다.
내게 자식은 씻고 벗고 달랑 한 녀석~
그것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결혼하여 바로 낳은 녀석이 아니라.
7년간을 내 속을 무던히도 졸이게 만든후에 세상에 나온 놈이다.
어떻게 달랑 한개만 주시고는 삼신할머님께서는 내 아기집을 그리도 꽁꽁 닫아놓으셧는지...
녀석을 뒤로는 다시금 자식은 내게 감감하니 무소식이다.
저 혼자 크는것이 녀석에게는 불만 이었고.
요번 화이트데이에 오빠나 남동생이 있는 제 친구들은 사탕을 여러곳에서 받았지만.
녀석이 받은 것은 제 아빠가 사다준 한봉지의 사탕이 전부이다보니
오빠나 남동생의 남매간이 있는집이 꽤나 부러웠던 모양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고아원에서 입양까지를 생각했을까?
참으로 엉뚱하다는 생각은 해 보아도 혼자크는 아이를 조금은 이해도 할거 같다.

한참을 입양의 정당성에 조잘대던 놈이 최후에는 내게 협박아닌 협박을 한다.
" 만약 오빠한명 입양하지 않으면 나 도로 엄마 뱃속으로 들어간다 "
" 뭬야? 야이가... "
" 그러니까 우리 오빠한명만 데리고 오자 "
" 너 엄마 뱃속으로 도로 들어간다고? 한번 들어가봐 "
" 정말? "
" 그래. 재주있으면... "
아이는 꺄득꺄득 웃더니만 내 맨몸을 만지며 제 머리를 들이민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한구석에는 이젠 제 엄마보다 훨씬 커버린
녀석의 몸이 징그럽게도 느껴진다.
마냥 내 품에서만 있을줄 알고는 그 어리광 모두 받아주었는데...
이제는 조금 머리가 컷다고 남자친구를 갖고싶어하며
시린 옆구리를 호소한다.
녀석~
( 임마! 엄마 역시도 그럴수만 있다면 열이고 스물이고 모두 낳고 싶었어.
하지만 인력으로 안되는게 있단다.
어쩌겠니? 외로워도 너 혼자 크는수밖에... )

아이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을 주워섬기다가는.
제가 생각해도 황당하다 싶었는지.
친구에게 남친 하나만 소개시켜달랜다고 일어나 제 방으로 들어간다.
네가 많이도 외로운가 본데...
너 하나만 낳은거 엄마가 웬지 미안하구나.

내딸의 시린 옆구리 따뜻히 데워줄 아들 갖은사람 어디 없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