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목사일을하도록 옆에서 도왔다는것은 내안에 오히려 비겁함이 숨어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어떤 사람임을 너무 잘 알고있는 나로서는 그가 포기하도록 적극 말렸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
그것은아마 내속에 내재된 불손한 이기심이 한몫 작용하고 있었을것이다
우리나라 사림들은 심리적으로 끝에 '사'자가 들어간 직업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다
그중엔 '목사'라는 직업이있다
한국에는 언제부턴가 한집건너 교회가 하나씩 있을만큼 수없는 교회가있다
밤이면 여기저기 솟아있는 붉은십자가 네온이 물결을 이루는걸 봐도 알수있다
직업에 대하여 유난히 귀천을 따지는 한국인들은 목사라는 직업을 매우선호한다
목사는 학벌이나 학력을 크게 좌우하지도 않고 노동력을 요구하지도 않으며 남이보기에 우선 천박해 뵈지 않는다는점에서 남자들에겐 더없이 달콤한 작업으로 떠오르고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제가 목사된것은 다 하나님 뜻입니다"라고 말하면된다
목사라는직업을 우리나라만큼 선호하는 국민은 아마 세계에 없을것이다
그래서일까?
목사는 많지만 목자는없고
교회는 많지만 성전은 없다
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 기독교계가 당면한 현실이다
어떤 목사님의 설교도있다
목사는 세군데서 인정을 받아야 진정한 목사라고한다
먼저 하나님이 인정해야하고
다음에 귀신이 인정해야하고 비로소 아내가 인정해야 한다는것이다
그것은 목사가 반드시 갖춰야할 어떤 자격과 인격됨을 말하는것이리라
군소신학교(4년제 정규신학이 아닌 옛 성경학교 수준의 신학교가 한국엔 몇백개가 포진해있음)에서 매년 쏟아져 나오는 신학생 수만해도 가이 상상을 초월한다
생각해볼 문제가있다
목사는 대부분 사회생활에 실패한 사람들이 하려는경향이있다
이것도안되고 저것도안되는 그래서 그들은 삶의 밑바닥에 가서야 목사가된다 그것은 바꿔말하면 그들이 세상에서 잘 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는뜻일 수도있다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한 사람들이 과연 목회일은 잘할 수 있는것일까?
그들은 하나님을 위해서가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목사가 되는건아닌지...
베드로는 고기를 매우 잘잡는 어부중에 어부였다
그러나 그는 어부일을 과감히 버리고 예수를 따라나섰다
미국의 유명한 부흥사 무디는 구두만드는 기술공이였다
그가만드는 구두는 어느누가 만든 구두보다 훌륭했다
그러나 무디도 멋진 구두기술을 버리고 거리의 부흥사로 나섰다
예수님이 바로 그랬다 하나님 아들의 자리를 버리고 인간의 아들로 세상에 온것이다
세상에서 쓸모있는사람이 하나님앞에서도 쓸모있다는것은 너무나 당연한것 아닐까?
또한가지 문제가있다
목사에겐 처자식이 있으므로서 물질적인 욕심이 생기고 명예욕이 생기는것같다
내가정 내처자식을 잘먹이고 입히고 잘가르쳐야한다는 욕망은 세상사람들과 어느듯 같은길을 걸을 수 밖에는 없는것이다
한가정의 가장으로서 청빈한 생활을 하기란 어려운노릇이다
난 목사도 천주교신부처럼 결혼을 안하는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사람이다
경북 m시에서
남편은 시동생의 도움으로 군소신학을 겨우 마치고 어렵살이 목회를시작했다
가난과 비참함은 여전했다
끼니를 걱정하는것보다 더 시급한건 아이들의 교육비였다
그러나 다행이도 음식점을하던 시동생의 가게가 번창하여 여유로워지자 아이들의 교육비가 간간이 조달되었다
남편의 괴변과 괴행적이 시작됐다
그는 목사로일하면서도 여전히 술을 마셨고 강단에서는 예수믿는사람은 절대 술을 마셔서는안된다고 설교했다
남편은 전도한다는목적으로 사람들과어울려 종일 밖에서 떠돌다 집으로 돌아오는날이 많았다
그가 어디서 누구와 어울리다 한밤중에 술이 취해 교회로 돌아오는가는 너무나 자명했다
힘든 나날이 계속됐다
예수를 믿는다고해서 불행끝, 행복시작은 아닌것이다
오히려 더 큰 고통속에 빠져 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방법으로 슬기롭게 헤쳐나가는가의 과정이 다른것뿐이다
내가 하나님을 만나고 변한것 몇가지가 있었다
그 오랜 불면증이 어느순간 사라졌고
대인 기피증이 없어졌고
삶에대한 의지가 생기고 있다는것
세상을 살아서 무엇할까가 아니고
이세상은 반드시 살아야한다는것
한가지는 아내는 남편의 계집종으로 살아서는 안된다는것
내겐 어느듯 남편을 향해 반항의식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남편은 내게있어서 어떤 의견을 나누고 생각을 교환하고 대화의장을 열 수 있는 그런 상대는아니다
남편은 성인아이였다
몸은 어른이지만 그 정신의 세계는 열살미만에 불과한것이다
그것도 순수를 간직한 어린아이기보다 불순종과 공격성과 이기심만을 간직한이이....
성인아이 에게는 반항도 통하지않는 법이다
10여년의 목회생활을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우린 s시로갔다
난 지금도 하나님앞과 우리교회에 나오던 성도들에게 깊은 회개와 용서를빈다
허위와 거짓으로 일삼던 10년의 목회생활앞에....
그나마 하는일이 없으니 남편은 그늘에 앉아 장기나두고 바둑이나 두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남편과의 전쟁은 나날이 깊어갔다
난 어느날 맨주먹을 쥐고 서울에 올라왔다
대학에 다니는 두딸을 휴학시키고 고등학생 아들을 서울로 전학시켰다
4식구가 마침내 서울로 입성한것이다
드디어 남편과는 별거를 선언하고말았다
불시에 들어닥친 우리네식구를 맞이한 남동생은 본인도 어려운 형편에 고맙게도 방2개를 얻어줬다
불행한 누나의 결혼생활을 누구보다 잘아는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였다
두딸과 난 곧 취직을했다
별거 2년의기간
결혼후 내게는 그 2년간의 시간들이 그 어느때보다 편안하고 행복했다
쌀걱정을 하지않아도 됐고 입을것을 걱정하지 않았고 방세걱정을 하지않아도되었다
다만 가슴이 아픈것은 딸들이 대학을 마치지못하고 있는것이였으나 형편이 좋아지면 꼭 다시 학교로 보낸다는 희망이있어 괜찮았다
그렇게 2년이흐른 어느날
남편이 불쑥 찾아온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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