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깃 여미고 출근하는 남편의 뒷모습이 서글퍼 가슴이 아프다.
오늘은 또 얼마만큼의 시간을 길에다 뿌려야
일터에 도착할 수 있을까.
가슴이 짠하다.
대학때,
시아버님의 사업실패로 집안이 어려워진후로는,
단 한푼도 부모님의 힘을 빌지 않고 여기까지 왔는데,
무인도에서도 잘 살수 있을 것 같은 생활력으로,
학비벌고 집안 생활비까지....
너무도 씩씩하게 살아왔는데...
요즘은 힘들어한다.
어제는,
작은아이를 재운다며 노래를 부르는데,
울고 있었다.
내남편이....
얼마나 씩씩했는데....
안우는척. 울지않는척.
나도 모르는 척 해줬다.
그것밖에 그를 위해 해줄게 없어서....
무엇때문에 울었을까?
불쌍한 엄마 생각에 울었을까.
아니면 갑자기 맡겨진 부서의 팀장자리가 버거웠을까,
계속되는 해외출장으로 탈진한걸까.
저녘먹을때 무심코 던진 내말때문인지도 몰라...
만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맴돌았지만.
난 물어보지 않았다.
혼자 있고 싶을지도 모른다.
마누라가 있고, 자식이 있어도
갑자기 밀어닥치는 외로움은,
누구나 겪을 수 있으니까는,
평소의 남편은,
힘든일도, 좋은일도 대부분 알려준다.
내가 궁금해한다고,
밝고 낙천적이고, 장난도 수준급이고,
설겆이 하면 뒤에서 바지 벗기고,
눈에 안보이면 장농안에 숨어있고...
이런 사람인데...
이런 사람인데...
그사람이 울고 있었다.
내맘은 통곡을 하고 있다.
가슴이 찢어진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얼마나 버거웠으면...
'너에게 정말로 자랑스러운 남편이 되고 싶어.
니가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널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좋은 남편, 좋은 아빠, 효자 아들노릇 너무 힘들다.
누구한데 기대고 싶다. '
언젠가 했던 말들이 그이의 지금심정일지도 모르지...
출근하는 그에게 내가 해준건,
지갑속의 돈 십만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