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부부 탐구를 시청하면서 오랜만에 한 마디로 똑 소리나는 성격의 주부를 만났다. 삼십대 초반의 주부는 시각적 느낌만으로도 빈틈이 없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논리적이 억양의 톤으로 문제를 지적하면서 흙백을 가려내는 한 마디마디에서도 자신감이 넘치며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가는데 옆에 앉아 있는 남편은 그저 할 말을 잃은 듯이 감회에 젖어있는 모습이었다.
* 남편의 불만은 마누라가 로마로는 안 통해도 돈으로는 통한다고 했는데, 글세?...
속되게 말하자면 자린고비의 성격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일상을 열면서 질서정연하게 안 밖으로 살림을 도맡아서 하다시피 하는 주부는 보통 또순이 타입이 아니었다. 체형이 아담하면서도 옹골지게 생긴 외모하며 한 눈에 봐도 살림꾼으로 보여지는 주부는 시댁에서는 아마도 짠순이로 별호가 난 것 같았다. 그러나 본인의 생활 패턴은 가급적이면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이 포용할 수 있는 일들은 몸으로 때워서라도 비용을 절감하게 하는 타입의 그런 똑 소리나는 미시 아줌마였다.
결혼해서 첫 아들을 낳고 둘째는 쌍둥이를 낳았는데 아기 낳을 때 빼고는 열심히 산업전선에서 뛰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통장이 불어나면서 더 생활력이 강해졌다면서 통장을 검사하는 것으로도 큰 낙을 삼을 만큼 통장에 입금이 채워질 때마다 그것이 곧 삶의 낙이었다고 했다. 그런 정신으로 생활에 임하다보니 시댁 어르신들께도 용돈을 제대로 드리지 못하고 대신 시댁에 방문할 때면 꼭 성의 표시로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간식들을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챙겼었다고 하며 당당하게 힘주어 말했다.
그렇게 고진감래 하면서 얻은 것은 거액의 통장이 하나 둘씩 불어났고 또 현재 남편은 실업자 신세이기 때문에 자신의 사업체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는데 늘 게으름을 피고 하기 때문에 고충이 많다면서 논리적인 이론으로 일목요연하게 나열하면서 따지고 드는 부인에게 사실 남편으로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주부는 화술도 아주 매끄러우며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그런 정확하고 현명한 주부로 다가왔다.
그 주부의 일상 색깔을 짚어보니 참 바람직한 삶을 사는 것 같았으며 성격자체의 투명성이 분명하고 또 입빠른 소리도 잘 하는 성격으로 다가왔으며, 신세대 주부인데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활용하면서 실속도 차리고, 재산증식에도 손색없이 거액을 손에 쥐고 있다하며, 또 여가선 영을 위하여 나름대로 사업도 하면서 열심히 발톱에 불이 붙도록 뛰면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애 띤 주부에게 나는 기립박수로 찬사를 보내고 싶었다.
매주 화요일 아침마당 프로인 부부탐구를 자주 시청하는데, 문제를 않고 출연하는 부부 상들을 만나면서 늘 답답하고 짜증도 나고 시청하고 난 뒷맛이 씁쓸했었는데, 오늘은 처음부터 MC들이나, 조언을 주시는 전문의와 여사님이나, 시종일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경청하면서 당찬 주부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그냥 대견해하며 남편보다 주부에게 더 표를 많이 던지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남편에게 조언을 한 마다 던지고 싶었다. "여보세요? 낭군님!한 마디로 똑 소리나는 여성을 어 부인으로 맞으신 것을 행운의 여신으로 포용하면서, 기꺼이 협조를 아끼지 말라는 당부를 드리는 바이며, 거액의 통장을 포용하기까지는 얼마나 심신의 고통이 컸겠습니까?" 하고 말이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