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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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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길에서 만난 봄같은 기형적인 느낌...


BY mspark0513 2002-01-15

봄을 느끼는 기온이 가슴 아프게 한다.

춥지 않으므로 편리한 고마운 일상들도 있지만 지금의 기온이 매연으로 인한 이상 기온이라고 하니 자연의 신음소리가 들리는듯하다.

 

어린 친구들에게 여러 통의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기 위해 우체국을 가다가 스케이트장을 지나게 되었다.

며칠 전 그곳에 물을 대고, 열심히 빗자루질 하던 곳이었다.

어묵과 컵라면이 먹고 싶어지는 그런 날씨에 아이들의 훤한 웃음이 가득했던 곳이었는데

일월의 중순에 그곳은 물기가 가득 고인 호수(?)가 되어 있었다.

늙은 아저씨의 휑하고 깊은 눈이 그곳을 한참이나 응시하고 있었는데 나도 괜히 슬퍼졌다.

 

가벼운 츄리닝을 입고, 소매 없는 페딩조끼을 입었는데도 전혀 춥지가 않았고 봄비처럼 내리던 비가 짙은 흡기로 가득했다.

 

겨울은 겨울 한기가 있어야 자연의 이치라지 않는가...?

나무들이 어쩌면 심하게 몸살을 앓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참을 그렇게 난 춥지 않은 겨울 길 을 걸었다.

 

그리고 게을러진... 컴퓨터와 무지 친해진... 그래서 나의 잔소리와 간섭이 날로 늘어난

아이들의 겨울 방학을 그대로 지켜보고 있는 내 전업주부의 생활이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력에 대해 생각도 하게 되었다.

컴퓨터가 너무 좋아서 인터넷 세상이 너무 넓어서 아이들은 바다도 보고 싶어 하지 않고

산도 오르고 싶어 하지 않으며 친척들과의 만남도 좋아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도움받아 공부하는 것 말고는 모든 대화가 게임이야기로...

 

많은 문화적 갭을 느끼고 있는 나의 탄식은 아이들에게 많은 간섭이 따르고...

그런 일상들에 조금 지쳐 가면서 방학이 가져다주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난 곧잘 외출했고, 책을 읽느라 방에서 나오지 않았고, 거실에서 아이들의 놀이에 간섭 안하려 무진 애를 쓰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봄날 같은 거리를 걸었다.

 

그리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우스에서 자랐을 냉이와 달래를 사가지고 왔다.

조갯살을 넣고 냉잇국을 끓여야지... 오이를 넣고 달래를 무쳐내고...

고등어자반을 구어 저녁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