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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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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외딴 마을에서의 만남


BY 화전민 2000-10-12





나는 몇 해 전 이런 저런 이유로
몇 몇 시골 마을을 전전하며 살아간 적이 있었다.

그런 생활을 하면서 도시생활에서 몰랐던 몇 가지를 체험하게 되었는데
무엇인고 하니 그것은 기존 주민들의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텃세였다.

대체적으로 시골에는 나이 드신 분들만 남아 계시기 때문에 젊은 부부를 찾아보기란
그렇게 쉽지가 않다.
그러하니 시골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사람들 거의가 노인 분들이거나 쉰이 넘으신 분들이다.
이 분들은 젊은이나 새로 마을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편히 살게 가만 두지 않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자기네들이 먼저 터 잡고 살고 있었으니 아무에게도 공기 한 방울 공짜로 내어 줄 수
없다는 듯한 분위기들이었다.
어르신네들이니 같이 맏서서 이것이 옳고 그러니 따질 수도 없고 해서 대부분 의 억지는
모른체 받아주는 것이 그나마 섞여 살고 있는 몇 안되는 젊은이들의 나름대로 지혜인것
같았고

시골에서 살아보려고 들어왔던 며느리 아들들의 하나같은 바램이 빨리 도시로 나가는 것이었다.
.
내가 만난 젊은이들의 거의가 자기 고향인데도 넌덜머리가 난다는 것이었다.
정말 놀라운 발견이었는데 섞여 살아가기 나또한 고달팠다.
생전 처음 접해본 산 생활에서 오는 신비함이 나를 붙잡지 않았다면 나는 그 예뻣던
한 만남을 이루지 못했으리라.

우리가 마을에 이사 왔다는 소식을 듣고 어디선가 젊은 아줌마들이 몰려왔다.
나또한 그 당시에는 그들 처럼 젊었기에 동지를 만난 듯 그들을 맞았다.

그들은 그 산골 마을에 시집온 이후로 계속 살고 있는 삼십대 중반의 여인들이었다.

그녀들은 눈을 반짝거리며 내게 물어왔다.

어디서 살다 왔느냐?
당신이 살던 그 곳의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사느냐?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야 가치가 있을 거 같으냐?

우린 산골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가치관을 알고싶다.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다.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인면으로나......
당신 친구들중 우리마을에 올려는 사람들이 있으면 데려와라.
우리 같이 살아보자. 우린 친구가 필요하다. ... 등등

자신들은 우물안 개구리라고 겸손해했지만 그들은 상당히 많은것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었고 실제로 기력없는 농촌의 소리없는 활력소들이었다.

이것 저것 걸고 넘어져 밖으로 내쫓을려고만하던 인심들을 많이 보아 왔기에
그 날 일은 놀라운 현상이었다..
그 후로 그 마을에 몇달을 살면서 그들과 동화처럼 아름답게 지냈다.

산 중턱에 올라가 고추심고 고구마 심으면서 짬짬이 글을 써서 어디 어디
보내어 자그만 상도 타고 남편보약들고 큰길가에 나가 오랫동안 기다리던
아름. 다운 . 미래.엄마의 모습은 떠나온 후로도 오랫동안 내게 행복을 전염시켰다.

떠나오던 내게 못내 아쉬워하던 그들 부부의 말씀씀이가 고달팠던 내 방랑생활의
청량제 역할을 했다. 아름이. 다운이.미래도 보고싶은 가을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