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가을이 스러져 갑니다. 가을이 머물렀던 자리는 커다란 자욱만 남긴 채 소리없이.... 스쳐간 가을이 내 준 겨울의 큰 자리... 긴긴 겨울을 어찌 보낼 지..... 세월의 흐름은 야속하기만 하고 한해 한해 보내면서 느끼는 아쉬움과 안타까움.... 거울에 내 비춰진 또 하나의 주름에 속상해하고 쓸데없이 둘러싸인 나잇살들.... 밤 늦은시각 쇼 윈도우 밖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팝송과 함께 잠시 한가로움에 젖어 그냥 아무 생각없이 앉아 있다가 방금 들어와 이 자리에 왔습니다. 일주일 전 개업했을 때의 두려움과 설렘은 어디로 가고 지금은 노련한 장삿꾼마냥... 여유와 무료함이 나를 둘러싸고 있군요.... 바람불어 추운....주말 밤이라서일까요... 책과....컴퓨터가 있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바람이 엄청 불었습니다. 밖에 내놓은 마네킹이 결국은 지탱을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지금 들어와 앉아 있는 방안에서도 바람소리는 여전히 그 맹위를 떨치고 있군요.... 나의 가족과도 같이 느껴지는 에세이방 님들... 내일 날씨가 무지 추워진답니다. 옷깃 단단히 여미시고 건강 챙기셔요.... 그럼 저....이만 물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