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둔 네티즌들은 졸업 선물로 현금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티즌들은 하고 싶은 일을 직접 하거나 갖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현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8일 채팅 사이트인 하늘사랑은 자사 회원 6132명(남자 2115명, 여자 4017명)을 대상으로 지난 달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가장 받고 싶은 졸업선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현금' 이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33%(2024명)로 가장 많았다.
노트북과 핸드폰을 받고 싶다는 네티즌이 그 뒤를 이었으며 남자의 경우 핸드폰(16%,338명)보다 노트북(25%,528명)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자는 노트북(16%,642명) 보다 핸드폰(20%,803명)을 받고 싶다고 응답해 남녀 성별로 선호하는 선물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MP3P는 7%를 차지하며 5위에 머물러 이미 대부분의 학생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었다.
박종우<동아닷컴 기자>he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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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서울에 사는 막내이모네가 외할머니를 뵈러 대구에 내려왔다.
올해 수능을 치른 이종사촌 동생이 내게 자랑해 보인 핸드폰을 보고 나는 '와아' 하고 나도 모르게 함성을 질렀다.
동생이 내보인 핸드폰은 잘빠진 검정색 핸드폰이었는데, 내 것에 비해 크기도 반밖에 안되었을 뿐 아니라, 화면도 빨강색도 되었다가 파랑색도 되었다가 하는 최신식이었다.
40만원을 주었다는 그 핸드폰을 본 순간 비록 핸드폰구입시 기기에 대한 보조금제도가 있던 때라 십만원이 채 안되는 헐값에 사긴 하였지만 사고나서 남편, 병규로부터 우와, 내꺼 반이네.. 하는 소리를 들었을정도로 당시 최신식이었던 나의 핸드폰이 초라해짐과 동시에 또 나의 것에 비해 크기가 또 두배가 되는 병규의 핸드폰을 생각하니 부부가 동시에 초라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대학으로 진학하는 아이들에게 굳이 졸업선물의 명목이 아니더라도 핸드폰 하나씩을 안겨주는 것은 벌써 몇 해전부터 빈번히 행해지고 있는 가정내 문화의 한 부분이었다.
막내이모네가 다녀간지 벌써 여러날이 흐르고, 그저께 남편이 전자 시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해서 사러가는 길에 문득 옛생각이 났는지 남편이 말했다.
"경아, 옛날에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시계라는 것이 주는 의미가 아주 거창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게 되었다, 그치? 난 시계를 처음 선물받고 와 이제 내가 진짜 어른이 되었구나 생각했는데, 이제 그런 시계가 흔하디 흔한 필수품으로 자리잡게 되었다니..."
그러고보니 내게 제일 처음으로 시계가 생긴것은 중학교를 들어가던 해의 2월이었다. 외할머니는 신세대 취향을 잘 안다는 둘째 이모를 대동하고 나가셔서 인근 금은방에서 중학생이 되는 외손녀에게 잘 어울릴만한 손목시계 하나를 마련해 오셨다.
그 시계가 나에게 준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 이후로 수많은 시계들이 나의 손목을 거쳐가고 시계가 주던 성인의 징표로 인식되던 그 거창한 의미도 퇴색되었다.
내 딸 달이가 졸업을 하고 입학을 하고, 또 다시 졸업을 하여 사회로 진출할 그 즈음에는 무엇이 가장 각광받는 졸업선물이 될까?
많은 선물들이 한 때 무소불위의 인기를 누리다가 삽시간에 거품처럼 그 인기를 잃어가는 일이 빈번하더라도 지인들이 전하는 졸업의 축하와 그 이면에 숨겨진 졸업에 따른 책무에 대한 당부의 뜻을 졸업생들이 잊지 말고 새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