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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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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눈


BY 나목 2020-12-16

한밤중 아득히 먼 하늘로부터
소리도 없이 내려오는 눈송이

그리움에는 이런저런
말은 필요하지 않지

오르고 오르다 종내
소망도 원망도 없이
얼어버린 물의 행적
하염없이 지켜만 볼 뿐

꽁꽁 눈이 시려오면
두 손으로 가만히
얼굴을 감싸면 되지

네가 두 손으로
가만히 얼굴을 감싸면
손바닥 가득 강물이 흐르고

좁은 골목길 사르르
흰 눈이 쌓이면
살면서 가슴에 사무치는 것들
말없이 새벽강으로 가고

너는 그제서야 생각난 듯
부르르 몸을 떨며
가만히 창문을 닫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