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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경칩


BY 푸른느림보 2015-03-07



푸른 상추에 쌈장 얹어

냉이향 제대로 우려 낸 된장국 한 입

가득 넣어 먹어 봐야

이제 제대로 된 봄이 왔구나 한다

햇볕이 헹궈낸 나른한 오후에

졸린 눈을 비비는 늙은 고양이 옆에

오랫동안 같이 앉아 있었다​

이런 날도 오는구나

별 일없이 조용히 지나가는데

땅 속 깊은 곳에서 뿌리로 오는 봄은

세상에서 제일 바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