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자의 소망
- 정 현정 -
바람과 함께 날리우진
희망의 가루가 제 땅을 찾아
뿌리내리게 하옵소서.
거친 하늘의 숨소리에도
넓고 아름다운 날개로
그것을 지켜준
천사의 수고를 깊이 헤아리시고,
바닥까지 못난
이 나그네에게 해를 뿌리옵소서.
목마름에 갈한 저에게
당신의 눈물을 마시게 하옵시고,
그것으로 주어진 양면의 혼돈을
깊이 깨닫게 하소서.
뱉어낼 수도 없는 고통에
숱한 시간 신음하였습니다.
숨이 넘어갈 듯 웃던 시간들은
아예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이 바닥까지 어리석은 자
욕심으로 살았습니다.
길에서 주운 100원엔
감사히지 못하고,
잃어버린 50원에
그렇게 서러운...
이토록이나 어리석음 가득한
이 못난 자는
눈물 밖에 드리지 못합니다.
스산이 불어오는 바람에
함께 날리운 이 희망을
이제 땅으로 내려 놓아도 될런지요.
망상과 허상으로 가득찼던
이 마음 또한 그 땅에
다 묻어도 될런지요.
진정 쥐어진 두 손에
당신의 희망을 쥐어도 될런지요.
바람 속에 숨겨 띄워진
당신의 답장을
난 오늘도 이렇게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