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 정 현 정 -
바람이 불어.
너의 이름 사이 비집고
미운 바람이 불어.
바람이 지워버렸던 별마저
감춘 너의 이름 비치고
난 어쩔줄 몰라
두 팔 힘껏 날 안아도 보지만
어찌 더더 쓰라리기만 해.
떨어지는 빗방울에도
코끝의 시큰함과 함께 밀려오던
눈물이 말라버린지도.
어언 몇해인가.
그런데 난데없는
이 울렁임에 입덧하는 여인처럼
어지러웁다.
인두로 지져진 니 이름이
아프고 아프다.
그 사이 내 머리를 흔들어대는
이 바람은 무엇인가.
타버린 살점에 뉘 이름인지조차도 모를
너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