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기억
비단모래
익숙한 물이 더이상 넘어기지 않는 밤이 있었지
대장검사를 한다나 뭐라나
저수지 물을 빼듯 속을 싹 비워내야 한다던 밤
이상한 약 몇 알과 마셔대야 하는 물
물이 이렇게 목에 걸려 안넘어 갈 줄 몰랐던 거야
사람 속을 기계가 본다는거지
생각은 읽을 줄 모르면서
이사람이 지금 사랑은 하고 있는건지
힘든일은 없는건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작은 불빛을 집어넣어 물 따라 내려가
걸리는 것들을 집어낸다는 거지
아무것도 없으면 심심한건가?
보험 숫가 계산에 맞지 않는거지
하지만 말야
오래된 기억하나가 걸려있는건 어쩌자는 거지
도려내지 못하는 그 기억이 송곳처럼 찔러
가끔은
상채기가 되어 부패 될 텐데
기억을 도려낼 수 있는 메스가
결국 세월이라는 거지
지우개 달린 세월을 기다려 볼 수 밖에
그래 그 오래된 기억도 검진을 하는거야
물을 먹어 내려보내던지
도려내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