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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역(수항리연가)


BY 비단모래 2013-11-15

아버지의 역

             비단모래

 

아버지의 역은

출발지 였습니다

 

눈물 그렁한 배웅을 받으며

7시59분 서울로 가는 통일호 열차를 탔습니다

 

뜨거운 김이나는 가락국수 한 그릇으로

아버지는 손을 흔드셨습니다

그 가슴에 어떤 바위가 들어있는지

까맣게 모르고

떠나는 기차의 기적소리에 그냥

이별 인사를 하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다시 돌아와야 할

종착역 임을 알았습니다.

 

두 귀 열고 막차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늙은 시간이

허옇게 서리는 눈물꽃이 되어

억새처럼 흐느끼고 서 있습니다

 

발길 뜸한 간이역처럼

드믄드믄 들리는 소식을 끌어안고

허리마저 활로 위어져 날아간 화살을

기다리고 계신 아버지

 

그 종착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함을 알았습니다.

더 늦기전에 바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