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비단모래
품었던 것들 다 떠나보내고
바람만 안고 있는
나보다 더 외로운 달 11월
뒤돌아 보지 않는 그림자를 잡고
옷 벗는 나무사이에 걸려
함께 나란히 섰는 11월
흩날리는 눈송이도
진눈깨비도
마음놓고 주저앉는
제 마음대로 속 후벼파고 찬 바람으로
삶을 볶아대는
좀 이르게 도착한 겨울엽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