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를 바르며
비단모래
아버지 늑골밑에 막힌 가시를 빼내고 싶다
밥상위에 꽁치라도 올라오는 저녁이면
살속을 파헤쳐 잔가시를 발라내고
붉은 살점
내 밥수저위에 올려주시던 아버지는 늘 가시만 훑어드셨다
그 가시는 늘 아버지 목에 걸려
심장까지 찔러댔다
그 가시는 아버지 늑골에 박혀
자식들이 아프거나 일이 잘 않될때마다
아버지를 찔러댔다
헛기침으로 밖에 아픔을 표현하지 못하시는 아버지는
그 통증때문에
밥상위에 놓인 생선가시를 발라 자식들 수저에 돌아가며 올려놓으신 거다
6남매는 제비새끼처럼 그 살점을 받아먹으며
녹아내리는 아버지의 늑골을 잊어갔다
이젠 빼내야 한다
아버지 목까지 차오르는 가쁜 호흡
혹시 그 가시때문은 아닐까
자식들이 박아놓은 가시에 찔려
찔레꽃처럼 창백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