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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순간


BY 김수인 2013-04-06


 

이별의 순간

 

                              김수인

 

멀리 기적 소리가 들려오고.

터널을 통과한 열차가 가쁜 숨을 쉬면서

쇠로 만든 좁다란 길을 따라

스치는 바람처럼 우리 앞을 지나가면

아무도 없는 정적만 우리를 감싸고 돈다.

 

이제 당신은 저 길을 넘어

돌아오지 않는 여행을 떠나려 하고,

지나간 열차처럼 붙잡을 수 없는 당신임을 알기에

체념 아닌 체념을 하고

덤덤한 눈빛으로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면

우리가 함께 한 지나간 시간들이

두 사람의 눈을 타고 떠올라

마지막 행복이 그윽한 라일락 향기처럼 피어 오르고

돌아서는 순간

남는 것은 추억밖에 없기에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