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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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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룻배를 타고


BY 김수인 2013-03-08


 

나룻배를 타고

 

                       김수인

 

살을 스치는 날카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솟아 오르기 시작하는 해는 희미한 등불을 밝혀올 때

수 백년의 시간을 강과 함께한 나룻배는

오늘도 사공의 늙은 팔뚝이 노를 젓는 방향으로

물살을 가르며 소리 없이 나아가고 있다.

 

강가 저 편은

언제나 나를 기다리는 늙은 에미의 손짓과 같아

아무런 사심도 없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노를 젓는 사공의 몸짓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면

새로운 삶의 여정이 시작되는 기대에

꼭 잡은 두 손에 가벼운 힘이 전해지고

나룻배에서 내려 새로운 토양에 발을 내딛을 때

삶의 근심과 슬픔은 나룻배에 남겨 두고

사랑과 행복만을 가지고 함께 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