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코스모스
가는 목 길게 빼고서
마른 바람 돌아오는 길목을 서성인다
멀리 달아난 하늘
잘랑거리는 마른 잎 하나
세월이란
혼자 남는 날들을 견뎌야 하는 것
아직도 명치 끝 그 속 불덩이로
안기고 싶어서
불타고 싶어서
붉게
더 붉게
흐느낀다
- 김규민 시집 <빨간 코스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