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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자백한다


BY 푸른느림보 2012-10-26

 

 

 

돈이 없으면 가난한 사람이라고 한다

돈 없는 사람은 영혼도 가난하다고 한다

 

태초에 지구의 등에 돈을 업고 태어난 것으로

창조한다

 

가난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것은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노릇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차라리 아무것도 아닌 어느 양계장 몇 번이나 이름없이

한 40일동안 사료를 먹고 살다가 고소한 기름에 튀겨진

치킨의 일생이 더욱 숭고하다

 

지금 같으면

외양간에서 한 삼년 잘 살다가 사람의 입으로 꼭 들어가야만

멋진 암소 한 마리 일생이 더 정직하다

 

아 ! 지금은 멋진 가을이다!

그럼에도 사람의 눈에 비친 그 가을 속에서

누군가의 힘에 밀려 떨어진 낙옆보다 더 못한 숨소리들이

틈새마다 숨겨져 있다

 

낙옆은 작년의  가을을 은폐한다

멋진 풍경속은 거울 속에 또 거울 속에 반사된다

너무 먼 거리라서 모른다고 해도 괜찮은 얼굴

알 것 같은 관계 속에 맺은 흐리멍텅한 눈빛 교환에 익숙하다

 

무엇이든 이렇게 저렇게 살다가  간  세월이

길들여져 가기만 원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