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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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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첫사랑은


BY 전유경 2012-07-09

내게 첫사랑은

 

 

 

 

 

내게 첫사랑은 불에 데인 자국이다

 

지독한 고통으로

 

오랫동안 치료를 했음에도

 

끝내는 지울 수 없는 자국으로 남아

 

내 몸의 일부인양 숨쉬고 있다

 

 

 

내게 첫사랑은 부도난 어음이다

 

생을 위해

 

생을 주겠다는 약속

 

피 끓는 서명으로 가슴에 새겨놓고는

 

애절한 그 목소리 아득한 지금까지

 

갚지 않고 있다

 

 

 

돌이켜보면,

 

첫사랑은 내게 원조할매보쌈집이다

 

영혼을 송두리째 휘감던

 

그 지독한 맛을 못 잊어

 

곳곳에 후속점을 만들었지만

 

어느 보쌈집에서도

 

원조의 그 맛을 느낄 수는 없었다

 

 

 

 

- 전유경시집 <꽃잎처럼 흩어지는>